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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6일 토요일

제비꽃의 변신

요즘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간다. 과연 좋은 일인가?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모든 일들을 완전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항상 아쉽다.

최근 노트북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들을 보면서 평상시 기록으로 남기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조금씩 정리중이다. 첫번째 정리가 봉서산에서 서식하는 할미꽃 사진을 정리하는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비록 2개월의 짧은 작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변화 모습을 추적하고자 한다. 물론 다른 식생들도 만찬가지로... 그렇게 되면 나중에 좋은 하나의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 후속작업으로 하는 것이 제비꽃 정리작업이다. 물론 제비꽃의 모든 유형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했어야 하지만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아니 필자의 무지로 인하여 지금에서야 분류하게 되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하여 필자 역시 생태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나만의 자위가 되지 않을까...
4월~5월의 우리 주변의 야산과 구릉, 공원, 나대지 등에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도감에는 대략 20여종으로 분류된다.

이 많은 종류중 필자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그냥 제비꽃으로 분류하였으나... 이는 다시 한번 필자의 무지임을 알게 되었다. 다음번에는...

이번에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녀석은 졸방제비꽃으로 산의 음지 혹은 습지에서 자라난다고 한다. 줄기에는 흰색 잔털이 있으며 줄기는 어긋나는 세모진 심장형은 가장 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고 한다. 잎자루 밑 부분의 턱잎에는 빗살 같은 톱니가 존재. 꽃은 5~6월에 피고 잎 겨드랑이에서 자라는 긴 꽃자루 끝에 연보라색 꽃이 옆을 향해 핀다. 아랫쪽 꽃잎 안족에는 자주색 줄무늬가 잇으며 타원형 삭과 열매는 익으면 3쪽으로 벌어진다고 한다.(진선출판사 야생화쉽게 찾기에서 인용)
5월 8일 봉서산에서 처음 사진을 찍었으며 지난 5월 29일에 다시 찍은 사진이다.

2009년 5월 15일 금요일

할미꽃의 변신

올해 봉서샅에서 만난 할미꽃 추적기를 통하여 우리꽃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고자 한다.

다른 곳에는 할미꽃이 이미 만발했음에도 필자의 게으름으로 4월초에 봉서산에서 확인하게 되었다. 계기는 쌍용중학교와 연계수업의 일환으로 생태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답사하기 시작 이후 주1회 봉서산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되었다.


따스하고 양지바른 무덤가.... 세월과 도시의 변화의 모습을 보면서 한결같이 서 있는다. 모진 풍파를 버리고 떠나듯이...

4월 중순... 솜털이 뽀송뽀송하던 줄기와 꽃봉우리는 어느덧 무성한 흰색의 백발로... 어떤이는 이 때문에 백발의 하얀 할머니를 닮았다고 할미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백발의 풍성한 머릿결도 이제는 힘에 부치는지 바람의 기운을 얻어 하늘하늘거리며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러한 할미꽃의 갖은 노력끝에 빛이 좋은 양지뜰에는 우리의 이쁜 꽃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경이로움과 더불어...


필자는 할미꽃을 봉서산 남동쪽의 등산로와 양지바른 무덤가 주변에서 4월에 자주 접하였고 서쪽 능성이(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에서는 5월초까지 접하였다.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
노고초 혹은 백두옹이라 불리우며,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해열, 소염, 살균 등에 사용

2009년 4월 7일 화요일

제비? 돌아오다

4월 4일 오후에 "삼짇날"에 대한 뉴스를 들은 후 혹여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제비가 있었다는 아파트에 애마를 타고 고고씽~~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혹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라고도 한다.

필자도 이 마을에 제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상태라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 체 이곳저곳을 기웃기웃거리다가 한참만에 찾을 수 있었다. 시골집에서 보았던 둥그런 제비집...
조그마한 상가의 처마밑에서 여기저기 다수의 제비집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형태가 완전한 둥지 혹은 반파된 둥지, 완전 파괴되어 흔적만 남은 것도 있었고, 도심속에서 제비집을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기분이 좋았다. 뭔가 특이한 것을 발견한 소년의 맘처럼 가슴이 뭉클..
주변을 둘러봐도 아직 제비의 흔적을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조만간에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설레인다.


2주가 흐른 4월 17일(금)
봉서산 봄꽃 답사를 다녀온 후 다시 혹여하는 생각으로 그 곳에 가보니...
아파트 주변을 낮게, 빠르게 날아다니는 녀석을 보니 혹 제비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왔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처마밑을 올려다보는데, 나의 눈에는 제비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같이 동행했던 분은 제비라고 외친다. 빨리 사진으로 담으라고..
어리둥절해하면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정말 제비가 내 머리 위에 앉아 있다.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촬칵. 좀더 촛점을 맞춰 아니 망원렌즈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체.. 물론 필자의 서툰 카메라 솜씨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심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상가 주인이 조심해서 찍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아직 둥지를 틀지 않아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조심해주길 바란다고 한다. 작년에 한꺼번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후레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 제비들이 많이 놀랬다고....
주인 아저씨에 의하면 제비식구들은 전날인 4월 16일에 이곳에 왔다고 한다. 어제저녁부터 짹짹거리는 소리에 나와보니..제비가 와서 집 짓기 위해 준비를 하더라고....

제비가 다시 이곳에 와서 정착을 하게 되어 기쁘다. 그러나, 작년보다 생태계가 많이 열악해졌는데,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주변의 봉서산 녹지는 줄어들었으며 두정/백석동, 성정동 일원의 농지는 아파트공간과 공원으로 바뀌어 먹을 것을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올 여름을 잘 견디고 내년에도 아니 계속적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6단지 제비의 모습과 둥지 등을 주1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9년 4월 5일 일요일

봉서산의 봄

생태교육 하루전의 사전답사 목적으로 봉서산 나들이를 나왔다.

따스한 봄 볕과 산들바람, 상큼한 봄내음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더욱이 오랫만의 꽃 사진... 출사?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좋다.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 아까시, 회양목, 쥐똥나무, 리기다소나무 군락들도 살펴보고, 프로그램 및 놀이 구상에 삼매경... 그리고 주변의 봄꽃들을 찾기에 정신이 없다.

봉서산 중턱의 양지바른 묘지. 주변과 발밑을 살피며 걷는데... 역시 예상했던 반가운 녀석들-할미꽃, 조개나물, 양지꽃-이 나를 반긴다.

예전부터 변함없은 곳에서 봉서산을 지키고 있는 할미꽃. 등산로 바로 옆의 묘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미 많은 분들이 할미꽃을 보았으리라... 그럼에도 아직까지 훼손되지 않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토요일 수업중 발밑에 핀 혹은 필 들꽃들을 조심하라고 주위를 주었지만, 몇몇 할미꽃은 학생들의 발길질에 그만 줄기가 꺾이고 말았다. 마음이 조금은 아프다. 만약 모른척하고 할미꽃이 있는 곳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니 안내하지 않았다면 다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조개나물과 제비꽃..

이녀석들은 내가 봉서선을 오르기전부터 그러니까... 아주 먼 옛날부터 봉서산의 친구가 되어 이 산을 지키고 있었으리라.

오늘따라 조개나물의 솜털은 보다 크게 보이고, 햇빛으로 자극적이다. 물론 제비꽃의 자주빛 선홍색도 자극적이다.

앵두로 보여지는 녀석. 도감에서 꽃을 찾아보았으나, 아직 확신이 서지 않지만 말이다.
앵두는 시골 집 뒷간 바로 옆에 있어 어릴적에 자주 보던 녀석인데, 나무의 생김새와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집 주위에서 보던 앵두나무를 산에서 보게 되었다고 하니 더더욱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앞으로 자주 가서 그 녀석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겠다.

앵두꽃과 꿀벌...

꿀벌 녀석은 오랫만의 허기로 인해 자기만의 욕심?만을 챙기는 것 같다. 필자가 가까이 다가오든지 말든지. 바람이 불거나 혹은 필자의 실수로 나뭇가지를 흔들던지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자기 할일만 한다. 그리고 꽃 한송이에서 할 일을 마치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 후 또 다시 일에 푹 빠진다.

하긴 초상권을 주지 않아도 되는 필자로써는 좋지만 말이다. 그래도...

떡숙으로 보여지는 친구. 현장에서 열시미 도감으로 찾아 보았지만, 필자가 가지고 있는 도감에서는 떡쑥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도감 혹은 다른 자료를 통해 정확한 이름을 찾아야 하는 친구. --->드디어 이름을 찾았답니다. 이 친구는 "솜방망이". 꽃이 활짝 피지 않은 상황이라서 이름을 정확히 찾지 못했답니다.
떡쑥?과 나란히 있는 친구는 사초. 이 친구 역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항임.
하단의 친구. 이 친구는 늦은 오후에 발견한 녀석이다.
오전에 들렸던 곳인데, 필자가 시간에 쫓겨서인지 아니면 따스한 여자의 손길을 필요로 했던지...
내일 수업을 위해 같이 동행한 인턴 선생님이 찾은 꽃으로 솜다리로 추정.
늦은 오후에 빛이 밝지 않았으며 조리개를 좀더 열지 못한 상태임. 그리고 흔들려서 제대로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올라가 찍어야 할 친구이기도 하다.
오후의 등산로 탐방은 필자의 욕심이 과했던지... 가지 않은 것보다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꽃과 봉서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과했으며, 낮은 봉서산을 너무 우습게 보아서 산을 내려오다가 헤매이게 되었다.

동일건설이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해 등산로 길이 없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길이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아니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한시간 정도 헤메고 밤이 깊어서 산을 내려와 같이 동행한 인턴생에게 미안하다고 다시한번 언급하고자 한다.
옆의 친구 역시 현장에서 도감을 통해 열시미는 찾았지만, 이름을 알지 못했음.
여기에서 필자의 무지와 무능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혹 이 블로그를 보고 사진의 야생화 이름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을...

2008년 11월 9일 일요일

가을 오서산에 다녀오다

지난 11월 1일, 오늘도 늦잠이다. 계속적으로 피곤이 쌓이는 것 같다.
어제 저녁에 인터넷으로 열차 예매를 하면서 열차 시간에 맞춰 일어나기로 결심을 했지만, 그 놈의 잠귀신은 나를 악의 구렁이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열차 예매시간에 임박해 일어나서 여유롭게 씻지 못하고 대충 빨리 씻은 후 자전거를 타고 아산역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누나 전화다. 무슨 일이 있는가보다. 아침 일찍 전화를 하는 경우는 시골을 가거나 아니면 무척 드문데...
아침 일정에 쫓겨 누나와의 전화통화를 대충 수습한 후 열시미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아산역으로 달렸다. 때론 신호를 무시해가면서..꼭 열차를 타야겠다는 신념하에서 말이다.
겨우 시간에 맞춰 아산역에 도착, 다행히도 열차가 조금 연착되어 숨을 고르며 느긋이 열차를 기다리며,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끝내니 장항선 열차가 오고 있다.
매년 한번쯤은 가을 오서산에 가봐야지... 산등성이의 억새가 무척 반기겠지 하는 설레임으로, 요즈음 마음이 무거웠는데...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올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혼자만의 가을 열차여행과 산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열차안은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과 가족, 교복차림의 학생, 대딩으로 젊은 남녀들, 나 처럼 혼자 창 밖을 응시하는 이, 책을 보는 이 등 다양한 모습들이다.

등산복을 입는 이들은 동문인 것 같은데...조금은 교양이 없다. 아니 무지무지하게 교양이 없다. 시끌벅적 아무래도 재래시장의 한 복판에 있는듯하다. 차장이 지나가면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데도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기차여행은 대략 한시간 반정도, 열차안의 사람들로 인해 조금은 짜증이 났지만, 드넓은 억새밭이 나에게 자꾸 손짓을 한다는 생각에...그정도의 불편은 감수 할 수 있다.

광천역에서 내려서 김밥과 약간의 간식을 구입한 후 시내버스를 타고 오서산으로 향했다. 시내버스에는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로, 모두들 입가엔 미소가 한가득이다. 약 십여분 정도 버스를 탄 후 오서산입구에 내려 등산코스를 확인한 후 서서히 산으로 올라갔다.



홍성군과 보령시에 접한 금북정맥의 한줄기인 오서산. 가을 억새로 매년 유명 신문의 한 면을 차지하는 오서산, 그러나 나에겐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준 산이다. 억새에 대한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산 능성이의 억새밭이 미약한 점과 정감없는 정암사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매력적이었다.



천안의 광덕산보다 높으며, 충남에서 계룡산 다음으로 높은 오서산으로 산 입구의 주차장과 등산로에는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산행은 초행이라서 우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를 이용하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해 좁은 등산로, 단풍의 오색입으로 갈아입으면서 만발의 겨울준비에 여념이 없을 녀석들에겐 너무나 많은 등산객은 이들에겐 감당하기가 버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여러 가지 고민과 무기력함, 나태함에서 벗어나고파 오랫만에 떠난 등산이었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등산객과 볼품이 적었던 억새 녀석은 오히려 나를 지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그렇지만, 산을 오르면서 등에 흐르는 땀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눈 아래 펼쳐지는 풍경들은 자아를 일깨우는 또 다른 자극제이기도 하였다.
능성이의 듬성듬성있는 억새밭, 오서산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안식년제도를 도입함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보존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의 관리상태로는 얼마가지 않아 폐허만이 남는 오서산이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옛 오서산을 아는 이들과 억새의 명성만을 듣고 찾아온 등산객은 현재의 모습을 보곤 더 이상 오서산을 찾지 않을 것 같다. 본인 역시 억새의 명성만을 듣고 갔는데, 감동보다는 실망감이 더 크기에, 단순 등산이라며 모를까 억새를 보러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생각이다.

산 정상에서의 막걸리 한잔 혹은 커피 한잔은 마음의 여유를 주지만, 영리만을 추구하는 영업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산을 , 자연을 생각하지 않고 나만의 편리함을 추구하기에 여기저기에 버려진 혹은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여기저기 감춰든 쓰레기들을 보면서 우리의 자화상을 보니 마음이 착찹하기만 하다. 내 집 혹은 사무실이 더러우면 깨끗하게 치우면서 내가 잠시 산에게 빌려 걸터앉은 자리엔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이면서 말이다. 자연에게 아니 산 친구에게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씁쓸하기만 하다.

산을 내려올 때는 올라오던 길이 아닌 조금은 다른 등산로를 선택하였다.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한번 다닌 길은 되도록이면 다시 가지 않는 성격이기에 동일 노선을 피해 다른 노선을 선택하였다. 올라올 때보다 사람들도 적었으며 경사도가 조금은 심한 편이어서 주변의 풍경을 살피면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산을 달려내려가듯 내려온 것 같다. 중간에 겨울잠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뱀을 볼 땐, 나도 모르게 머릿카락이 쭈빛쭈빛 곤두 서기도 하였다. 뱀을 본 후론 함부로 아무데나 걸터앉기엔 조금은 겁이나 제대로 앉아 쉬지도 못하고 줄곳 줄행랑을 쳤다.

중간중간 올라오는 등산객들은 볼 수 있었지만 내려가는 등산객은 없기에 조금은 외로움이,,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았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니 몇 몇 내려가는 등산객을 볼 수 있었으며 마을의 한 가운데에 있는 도로엔 생강, 콩, 고추, 은행, 밤 등의 농산물을 팔려고 나온 할머니,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좌판을 깔고, 산을 내려오던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농산물을 사는 모습을 조그마한 시골의 시장에 나온 느낌이 들었다. 시골의 소박하게 아기자기한 농산물을 파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차를 동원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아닌 외지에서 온 농산물과 먹거리 장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왜 그럴까? 그것은 궁극적인 목적인 것 같다. 생계를 위한 돈벌이인지. 아니면 농산물을 경작하면서 주말에 조그마한 판로를 마련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마을단위의 자치와 협력을 통해서 농산물 판로를 위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자본이 들어오는 것이 미덥지 않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등산로와 마을입구의 입지 좋은 곳에 위치한 막대한 자본의 펜션과 먹거리 장사치를 보면서 산동마을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비록 생계를 위한 장사라하지만... 어떤 모델이 바람직한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또 다른 자화상이기에 가슴이 더욱 아프기만 하다.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버스를 기다렸지만, 버스가 오지 않아 광천역으로 걸어가기로 결심을 하고 버스를 타고 오던 길을 따라 길을 거닐었다. 가끔 버스가 오지 않나 뒤를 흴끔흴끔 돌아보긴 했지만, 40여분 넘게 걸어오면서 버스는 보지 못했다.

광천역에서 미리 예매한 기차표를 찾은 후 20여분을 기다린 후 열차를 타고 다시 천안으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