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5일 수요일

도시 디자인 모임을 논하다

도시 디자인 모임 준비를 위한 모임...
막연하지만 부담없이 만나기로 한 모임. 그러나 서두는 어렵다. 무엇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뭐 평소처럼, 형과 가족에 대한 안부 인사부터 묻는 중에 식사준비가 차려진다. 그리고 조금 뒤에는 모임내에서의 막내? 같이 살고 있는 후배의 도착.

점심 메뉴인 생태찌개가 부글부글 긇기 시작한다. 구수하면서 시원한 냄새. 입에 군침이 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이... 논의할 내용들은 뒤에 언급하기로 하고 수저를 들고 본격적인 식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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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침묵만이 흐른다. 냄비밥에 맛난 슝늉을 다 마신 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연말에 집사람?(동거하는 후배)에게 도시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해 보자는 제안을 한 이후 평소 친하게 지내는 형에게 취중에 언급한 이후 실질적인 첫 모임이다.

모임 준비와 커리큘럼 등의 초안을 필자가 맡았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와 게으름을 피우다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첫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다. 모두들 흔쾌히 수락, 도시 디자인에 대한 모임을 목말라 했는데... 준비가 소홀하니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다음엔 모임을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겠다.

오늘 모임 내용을 정리하면
첫째, 모임 이름 공모. 당선자에겐 소정의 선물 증정으로 동기 부여를..
둘째, 팀 블로그 개설. 사이버 공간상의 활동과 자료 축적을 위해(형이 준비하기로 함)...
셋째, 정기 모임은 월 1회, 인원은 10명이내. 회원은 추가 모집 논의..
넷째, 소정의 회비 걷기로 하다. 회비의 금액은 추후 논의. 회비의 사용처는 전문가 초청 혹은 현장 답사에 사용하기로...
다섯째, 정기 모임시 다과 지참. 뒷풀이 참여 필수(회원간의 우대감을 높이기 위해)
여섯째, 커리큘럼은 3년으로 연차별 목표와 교육 내용 준비
1년차는 도시에 관한 이론적인 접근을, 2년차는 도시 이론 및 구성 요소에 대한 접근, 3년차는 이론과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 발굴. 다양한 기법 활용함으로써 재미와 능률 증진
일곱째, 회비 사용은 현장 견학 및 탐방, 전문가 초청 및 교육강좌 진행
마지막으로 다음 모임은 3월 18일 점심식사 겸 논의 진행하기로..


추후 도시 디자인 모임 및 관련 내용 등을 지속적으로 올릴 예정이다.

2009년 2월 22일 일요일

촌넘, 서울나들이 가다

우연찮게 뉴스레터를 통하여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언제 시간이 되면 꼭 아니, 전시 기간이 3월 1일까지 하니 그 이전에 꼭 다녀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 여러가지 일정에 쫓기어, 주말을 제대로 쉬어보지 못했던 차에 서울 나들이로 마음의 여유와 문화?의 향유를 누리겠다는 야심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덤으로 덤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 기획전인 "통일신라 조작"전을 한다고 하니 그 가지를 모두를 관람하게 되면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기간도 3월 1일까지이니 시간적인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고....

집사람?(오해가 없길... 같이 동거하는 남자 후배임. 필자는 아직 미혼임)과 같이 조그마한 파티(치킨+생맥주)를 하면서 주말 일정을 물어 본 후 같이 갈 의향이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니 그 친구도 좋다고 한다.
여기에서 잠깐 같이 사는 후배를 소개하면, 현재 천안의 진보정당에서 일하고 있으며, KYC와 농민회의 실무자로 활동을 하였다. 향후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바꾸고자 정치에 입문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잠깐 이야기가 삼천포를 빠져나갔다.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 토요일 늦은 아점을 먹은 후 용산행 급행을 이용하여 시청역에 도착, 천천히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이 열리는 조선일보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은 찾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좁은 골목길에 사람들이 몰렸으며, 원화전을 알리는 인산인해의 현수막으로인해....

국내의 거대 메이저 신문사 이름을 보면서 입맛이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자신에겐 관용을 인정하라고 하는 나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잡생각이 든다. 더더욱 이럴땐 나의 의지를 굽히지 말아야 하는데, 자본의 아이러니 앞에서 너무나 작아지는 나의 모습에..

전시실 입구에 들어선 후 전시 작품에 열중하는 나의 또 다른 모습에 놀란다.

우선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탈리아 중북부의 볼로냐에서 매년 개최되는 그림책 원화(일러스트) 콩쿠르에 입상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의 그림책 일러스트 전시회라 한다.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 콩쿠르는 세계 유일의 아동도서 박람회인 'Bologna Children's Book Fair'의 이벤트로 1967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43회를 맞는다고 한다.
작년 3월에 열린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 콩쿠르'에는 세계 54개국 2,598명의 일러스트 작가가 응모한 가운데 23개국 99명이 입상하였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들 99명의 작가들 작품 495점이 모두 전시되며, 특별전으로 독일의 젊은 일러스트 작가 '아이너 투르코프스키'의 작품도 선보였다고 한다.
이번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은 2008년 3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한 후 7월에 일본의 5개 도시를 거쳐 우리 나라에 전시되는 것이라 한다.

미술관 내부의 공간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면서 조밀조밀하게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작품 일부를 발췌한 대형 벽화 혹은 조각 작품들을 매달거나, 벽에 붙여 놓기도 하였다. 주 전시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다양한 그림책 견본들이 놓여져 있어 관심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함께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들어가는 입구가 좁하 책을 보는 사람과 전시실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부딪힐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을 노출하였다. 더불어 많은 작품들을 전시하다 보니 작품 수의 밀도가 높아, 천천히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한계점도 노출하였다. 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하여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공간과 작품들의 일관된 배치를 통하여 여유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들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러나... 여기에서 선 보인 작품들은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시작단계이나마, 그림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내가 배우는 그림도 하나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좀더 그림을 배우는 데 있어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9명의 작가와 작품 모두에 대하여 기억과 설명을 할 수 없지만, 국가별로 조금씩 비슷한 점들을 표출하는 것 같아 나의 의견을 언급하고자 한다.
원화전을 보면서 이태리인들은 극적 반전을 즐기며, 독일인들은 아직도 세계 대전에 대한 원죄에 대한 사과와 환경과의 조화를, 폴란드인들은 아우슈비츠에 대한 기억을, 일본인과 중국인들은 아시아적 감수성, 오리엔탈리즘을 추구하는 것을 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많은 작품들이 신자유주의와 공교육의 획일화 등에 반하며 환경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품,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엿 볼 수 있었다.

그림책 원화전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체...실은 중간 중간 쉬는 공간이 있었으면 여유를 가지고 관람을 했을 텐데 쉴 공간이 없어 지쳤고, 배가 고팠고, 갈증을 느꼈고, 그림을 다 관람했고, 사람들에 치여서...

미술관을 나와 시계를 보니 5시가 가까워져, 할 수 없이 중앙박물관은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 대신 덕수궁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한국근대미술걸작전"을 보기로 하였다. 볼로냐전은 관람료가 있었지만, 근대미술걸작전은 관람료가 없는 대신 덕수궁 입장료를 내야만 관람할 수 있었다.
"한국근대미술걸작전:근대를 묻다"는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무료 공개되며 20세기 전반의 격변햇던 역사의 흔적을 미술거장들을 작품을 통해, 당대 내포하고 있는 요소와 역사속에서의 변화에 대한 관찰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가지고 기획되었다고 한다.

촌구석의 필자에겐 아직 미술과 미술사에 대한 부분은 무뢰한이며, 계속 혼돈되는 개념인 근대와 근대성, 근대미술.... 이 거대한 담론이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그리고 한편으론 대다수의 친일 작가 작품들이 전시되었을 것이라 예상을 하면서, 쉽게 작품들을 만나러 갔다. 역시 작가들의 이름을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운보 김기창 등의 친일작가들이 있기에 "그러면 그렇지" 속으로 되내이게 되었다.

모든 작품과 작가들을 기억할 수 없지만, 짧은 시간동안 느낀 풍월을 읆으면, 일본화풍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화려한 색채의 수묵채색화와 여인의 얼굴이 서구형으로 닮아가는 모습(둥그럽고 복스러운 상에서 가냘프고 긴 얼굴형으로 변화됨), 화려한 꽃 무늬 표구, 화려하고 밝은 금색 또는 나무 액자로 인해 숨 죽인체 그대로 존재하는 그림들, 조명과의 부조화로 묻혀져 있거나 산재해 있는 작품, 이동 동선의 부조화 등이다. 더불어 나에게 또 하나의 과제를 준다. 친일 작가에 대하여.........

미술관 이후 일정은 나에게 안티를 걸었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하고 여기에서 짧은 서울 나들이는 마무리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