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공간너머 "Life Between Buildings"를 읽고

12월 1일 깨비지역아동센터의 늦은 오후. 7시 정각이 지나자 한명 두명 모임방으로 모여든다.이후 약 10여분이 지나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모일 것 같지 않아 필자가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다른 일정때문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늘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끼리 독서토론과 뒷풀이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참석자 : 윤평호. 김희정. 정대현. 필자
불참자 : 최민. 정우철. 김성현. 송수경

도서명 : 삶이 있는 도시디자인(Life Between Buildings)
지은이 : 얀 겔
옮긴이 : 김진우. 이성미. 한민정
출판사 : 푸른솔

이번은 물론 앞으로 쭈욱 필자의 진행으로 진행되었다.
필자 역시도서를 늦게 구입하여서, 깊이 의미있게 읽지 못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니 조금은 힘이 든다. 우선 참여한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본격적인 논의점들을 논하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논의 과정에 앞서, 참가자 모두들 좋은 책을 소개받아 읽는데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읽었다고 칭찬이 자자해 필자의 기분이 조금은 좋아지기도 하였다.
논의 과제
1. 논점과 관련된 잘된 모습과 그렇지 않는 도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비교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한 점. 더불어 서구에서 60년대 출판된 이 책이 오늘날 우리의 도시을 비교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2. 차를 위한 도시의 규모와 보행자를 위한 도시의 규모
간판 혹은 표지판의 사이즈에 따라 자동차 중심 혹은 보행자 중심의 도시는 전혀 다른 도시 규모를 보여준다. 차량은 소통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쳐지나가는 것이지만, 보행자 중심의 소통은 느림과 걷기를 통한 도심의 활력이 뒤따른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빠른 소통을 아니면 활력을 느끼면서 걷을 수 있는 느림을..

3.반개인적 안마당 : 주택과 출입하는 거리 사이의 위치한 곳으로 옥외공간의 삶을 강화할 수 있는 기재 일명 Open Space와 일맥상통함.
우리의 경우 인구가 많고 도심의 면적이 좁은 곳에서 과연 서구의 반개인적 안마당의 사례가 가능할 것인가?
과거 아니 시골에서의 앞마당의 채마밭과 도심의 텃밭 그리고 귀농의 패턴을 통해서 우리의 사회도 일부 그러한 기능들을 수용하지는 않는가?
더불어 공공기관의 주차장 공간에서 이러한 반개인적 안마당을 도입하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더불어 공동주택에서도 단지내 주차공간 확보에 보다 더 많은 노력보다는 반개인적 안마당 확보를 통하여 이웃과의 대화와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내심 욕심을 부리면서...

4. 앉을 장소의 선택 : 벤치-주변활동이 잘 보이는 벤치의 효용성 즉 위치의 적절성
우리의 모습, 천안은 어떠한가? 이는 천안동부광장의 새롭게 생긴 분수대 옆 벤치와 터미널의 조각공원의 벤치와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5. 거리의 폭은 규모의 불확실성때문에 커지는 경향을 보임.
세계의 유명한 거리(베니스의 거리폭은 평균 3m)나 장터 혹은 백화점의 점포 진열상의 거리는 2~3m로 충분히 보행자가 통행하고 상품의 양측면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거리로 많은 사람들은 시장골목을 걸어가면서 삶의 활력을 얻곤 한다.
우리의 경우, 대로옆의 보도의 모습은 어떠한가? 역동성과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가 아니면 공간과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때문에 분산되었는가? 필자도 과거 대로 옆의 보도폭이 넓을 수록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이 책을 읽고서는 생각이 달라졌음을 밝히고자 한다.

6. 볼라드의 역할과 기능
볼라드는 보도내 차량진입 방지함으로써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리석 또는 철재빔 등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볼라드를 어떻게 이용하는가? 많은 분들은 횡단보도 횡단을 위해 신호대기중에 앉은 의자로 많이 활용한다. 보다 더 편하게 않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볼라드로 다각적으로 사용한다면...

공통된 과제
1. 구도심인 천안역과 문화동청사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산업지구"에 대한 모니터링과 연구과제를 통한 적절한 대응과 방안 제시 필요
2 걷고싶은도시만들기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연구과제를 통한 적절한 대응과 방안 모색 필요
이러한 연구과제와 할 일들이 많아짐에 따라 모임 구성을 잘 했다는 자아자찬과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적극성과 한 편으론 어려운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상황에서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필자의 과제로 파사드란 무엇이며, 도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정확한 용어에 대하여 무지하기 때문에 필자의 과제로 주어지게 되었다.

논의가 끝날 즈음 드디어 6개월만에 얼굴을 보인 분의 참여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바로 김희정 실장의 등장. 그리고 다음 공간너머 모임 안내 후 터미널 인근의 뒷풀이 장소로 옮겼다. 독서 논의 과어에선 다른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최민, 김성현 국장도 같이 참여함으로써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라, 터미널의 삼각점을 따라 방랑?을 마친 후에야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물론 다음날 가쉬지 않은 술독의 여운으로 모두들 고생을 하였다는 소문이 무성할 뿐이다. 

다음 모임을 안내하면 2010년 1월 5일(화) 7시,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함께 공부하고 논의할 도서는 아래와 같다.

도서명 : 내일의 도시 중 1~2장
지은이 : 피터 홀
옮긴이 : 임창호. 안건혁
출판사 : 한울아카데미

P.S 다음모임에선 2010년의 모임회비에 대한 논의와 2009년의 회계에 대한 정산이 병행됨을 알려드립니다.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천안YMCA 사랑의 김장나누기 진행하다

천안YMCA(이사장 김옥환)는 거꾸로사는엄마모임, 아기스포츠단 학부모  등의 회원조직과 조은사람들의모임(이하 조은회 회장 신민재) 회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두정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진행하였다.
전날 대학생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대한 의의와 역할분담과 안전교육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진행하였으며, 이날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 자원봉사자들은 당일 현장에서 진행이 되었다.

자원봉사자들과 실무자가 급식실에 도착하기 전에 두정고등학교 급식실로 절인배추가 배달되어 있었다. 필자를 비롯한 실무자가 도착하자 마자 김장을 담글 수 있도록 책상 배열과 공간, 절인배추 물을 빼놓기 위해 공간마련하기에 분주하다.
김장을 담기로 약속한 시간인 9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도착한다. 실무자와 자원봉사자들의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따뜻한 한 한잔을 마신 후 본격적인 김장 전쟁?에 몰입한다. 처음엔 자원봉사자 모두가 서로 어색한지 약간의 침묵과 모임조직 단위로 흩어져서 김장을 담그더니 어느덧 시간이 흐른 뒤에는 왁자지껄 흥겨운 노랫가락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모두들 본인이 담근 김치가 제일 맛 있다고 하시면서, 남을 돕는다는 행복감에 도취된 것 같다.

자원봉사자 인력배치와 역할배분, 배송 준비 등 한쪽 일을 해결하면 다른 곳에서 필자를 찾는데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바쁜 행보속의 행복한 비명이랄까..

산처럼 쌓였던 절인배추들이 조금조금씩 없어지면서 어느덧 김장도 마무리에 들어가는데,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하였다. 가장 큰 난관은 양념의 부족이다. 작년에도 양념이 부족하여 절인배추를 다른 곳에 주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양념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 완성된 수량의 김장박스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필자와 사무총장은 양념을 공수 할 수 있는 곳을 여기저기 물어보는 와중에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김장 후에 남은 양념을 줄 수 있다는 신과장의 기쁜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낼 수 있었다.

양념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에 여유가 생겨, 휴식겸 점심을 먹었다. 점심으로 육계장과 제육볶음, 깍두기 그리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든 것절이 그리고 떡과 과일을 먹었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에는 복지관에서 공수된 양념을 가지고 남은 배추를 가지고 김장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뒷정리.


한편 완성된 김장박스의 양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인 배달을 진행하였다. 지역아동센터에서 현장으로 방문하여 가져가거나, 그렇지 못한 지역아동센터는 미리 받은 약도와 주소를 통하여 배달조를 구성하여 배달하였다.
34개의 지역아동센터에 김장 배달이 완료되고 모든 뒷 마무리를 끝내니 어느덧 3시가 조금 넘었다.
천안YMCA의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는 올해로 4회째이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자원봉사 활동과 후원을 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선생님들이 나눠주신 사랑은 우리의 이웃들에게는 희망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도움을 주신분*
성금 : 이성진(30,000), 유혜정(10,000), 김신연(10,000), 김진우(30,000), 한재춘(300,000), 권은정(10,000), 김미경(10,000), 이은희(10,000), 김우수(20,000), 송구(10,000), 정금수(50,000), 정선용(50,000), 박성호(20,000), 355-D지구 은하라이온스클럽(500,000), 거사모(전소희 100,000), 그림책(145,000), 임승관(30,000) 청안시설원예 안흥식(100,000)
조은회(1,000,000-나래항공(100,000-서용관), 이중호(100,000), 유태봉(40,000), 조재순(30,000), 신민재(50,000), 조세형(60,000), 김용기(60,000), 서인성(30,000), 이금단(30,000), 김창곤(50,000), 임정수(20,000), 박병태(50,000), 구경희(20,000), 정정란(30,000), 장석희(10,000), 장정순(50,000), 임선형(10,000), 하미자(20,000), 박선진(40,000), 이승윤(100,000), 김남억(50,000), 김태원(50,000))

물품후원 : 안명희(떡), 박의정(요구르트, 과일)

자원봉사자
조은회 회원(25명), 이혜주. 은하라이온스클럽, 선미옥, 원형숙, 장예송, 장예진,  김연수, 박아람, 김상현, 한유리, 배유진,  고병효, 이형규, 문웅식, 이선명, 이상원, 장영준, 민병창, 이현재, 김민진, 김효민, 박찬표, 박우현, 김현빈, 최나라

이름이 누락되었으면 사무국으로 연락 부탁드리며, 천안YMCA에도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길에서 사람을 만나다

내년에 있을 청소년 인문학 캠프를 준비를 위하여 미래를여는아이들 기관 실무자와 함께 강진으로 지난 10일에 답사를 진행하였다.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곧바로 약속장소로 이동, 약간의 신호미준수로 인하여 정확한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물론 함께 동행하기로 한 미래 사무국장님은 이미 도착한 상황이었지만, 동행하기로 한 분은 아직이다. 약 10여분을 기다린 후 실무자와 합류하여 다음 약속장소인 송악으로 이동하였다.
운전은 필자가 담당하였는데. 왜냐고 물으면?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막연한 의무감과 남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필자의 약간의 거친 운전으로 동행자들의 웃음 아닌 웃음을 자아낸 후 예상시간보다 5분정도 일찍 송악에 도착하였다. 총장님과 통화 후 약 10분을 기다려서야 답사 멤버가 모두 모이게 되었다.

답사 목적지인 강진을 향해서 본격적인 출발. 유구를 통해 새롭게 뚫린 공주-서천간 고속도로를 탄 후 서천에서 해안고속도로로 합류하여  목포까지 이동. 이후 2번 국도를 따라 강진에 도착하였다.
운전대는 필자가 잡았는데, 힘들면 다른 사람과 교대하기로 약속을 한 후 이후 줄곧 필자가 운전을 하였다. 유구에서 고속도로를 진입한 후 속도를 낼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아니 차가 소형이라, 아니 겁이 많아서 그리고 차에 익숙하지 않아서... 모두 맞는 말이다. 그리고 특히 익숙하지 않는 소형차라 옆 차선에서 큰 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에는 특히 겁이 난다. 작은 차가 무지 흔들리기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더불어 손목에 힘이 전달된다. 그래서 규정속도안에서 달리니 옆자석에 않은 분?이 조금 빨리 가자고 재촉한다. 그리고 차를 보다 부드럽게 길을 들을 필요가 있다하기에... 나도 용기를 얻어 오른발에 힘을 주어 가속도를 낸다. 한참을 달린 후에 속도계를 보니 규정속도보다 한참을 넘어선다. 이제는 앞지르기도 당당하게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설마설마하던 일이 생겼다.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가스를 넣을 요령으로 중간중간 연료게이지를 체크하였지만 서천JC이후 한참을 달려도 휴게소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연료탱크에 불이 들어온다.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고... 고창휴게소까지는 20km가 넘는 거리이다. 이곳까지는 제발 무사히 도착하길 바라면서 다시 속도를 늦춘다. 경제속도로 달리면 연료가 적게 소비되기에.... 고창휴게소까지는 무사히 도착하였지만, 예상보다 가솔린의 값이 높아 조금만 연료를 체우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

약간?의 과속을 통해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약 30분정도 단축해서야 강진군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최초의 목적지인 다산초당은 다음 목적지로 하고 백련사를 먼저 들르기로 하였다. 백련사는 통일신라말기의 무염스님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절로, 절 입구의 동백나무숲이 유명하다. 백련사 주차장 입구에서 약 10여분을 걸어 올라가니 백련사가 보인다. 입구에서 백련사까지는 동백나무숲으로 이루어진 오솔길로 동박새?와 이름모를 새의 울음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더불어 우리를 위해 꽃비를 내렸는지, 오솔길 곳곳에는 동백꽃이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어떤 동백은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준비중이고 또 다른 이는 꽃을 활짝 피워 우리들에게 자랑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백련사에서 강진만을 바라보는 풍경.자체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특히 칠성각 앞마당에서 배롱나무 가지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강진만의 바다가 더욱더 운치있어 보인다. 그리고 옛돌과 최근에 만들어진 축대의 신구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물론 필자를 비롯한 방문객들에게 상당한 위압감을 주긴 하지만, 일정한 통일감과 안정감을 주는 축대 이다. 더불어 축대내에서 커다란 돌과 작은 돌과의 조화를 통한 한편의 수묵화도 인상적이다. 특히 명부전 편액옆의 연꽃부조는 일품이다. 처음보는 구조이다.


절 내부의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키가 헌칠한 외국인 여성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또 다른 가방은 어깨에 둘러맨 체 절의 여기저기를 살펴보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절한? 총장님이 다가 가 대화를 나눈다. 참고로 총장님은 미국에 1년동안 유학을 다녀오셨기때문에 외국인과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행들의 질투와 시기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꿋꿋하게 대화를 진행하신다. 그리고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같이 동행을 요청하니, 그 분도 흔쾌히 수락하여 약 6시간동안  같이 움직이게 되었다.
같이 동행한 외국인을 소개하면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이름은 "크리스티나"이다. 한달 조금 넘게 한국의 방방곡곡을 여행중으로 한국어는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읽을 수는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강진관광지도는 한국어로 된 지도를 보면서 다닌다고 한다. 그 중 "안녕하세요"는 능수능란하게 한다.
백련사에서 볼 일을 마친 후 다산초당으로 향하였다. 다산초당입구에서 우리는 잠시 헤어졌다. 본연의 답사 임무를 위해 우리는 수련관에 들러 숙박시설과 주요 체크사항들을 살피고, 크리스티나는 다산초당을 둘러보기로 하고 30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우리의 답사 관련 일들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수련관에 계신 직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분담을 하여 필자는 크리스티나를 데릴러 서둘러 초당으로 가고, 남은 일행들은 숙소 확인등의 나머지 일을 마무리하였다.
수련관 직원분들에게 크리스티나를 소개한 후 인근 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크리스티나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젓가락질도 무척 잘 하였다. 한국에 오기전에 연습을 한 효과라고 한다. 반주로 소주도 덥석덥석 마시며, 굴과 키조개, 김치, 홍합, 반지락국도 잘 먹는다. 그리고 하얀 쌀밥도...

인근 식당에서 다시 수련관으로 오는 와중,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우리는 꿀먹은 벙어리다. 다른 분들은 나보고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데... 필자역시 영어가 서툴러 꿀먹은 벙어리다. 간간히 이야기를 하지만 어법이 전혀 맞지 않게 이야기를 하는데, 제대로 알아듣는지 모르겠다.
아마 대충 눈짐작으로 이해하는 듯 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식사하러 갈 때와 올때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모두들 반주를 해서인지 아니면, 조금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사후의 포만감에 의해서인지...
한 편으론 크리스티나에게 조금은 미안하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무심코 창 밖을 응시하거나 눈을 말똥말똥뜨면서 우리를 처다볼 때마다.. 물론 크리스티나를 놀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서로가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수련관에서 커피타임을 가진 후 강진도자기박물관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가을비가 부슬부슬내린다. 네비게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필자의 실수로 인해 역주행아닌 역주행도 경험하면서 강진만의 바다를 만끽하면서 도자기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총장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필자가 본의아니게 크리스티나를 안내하게 되었다. 아까보다는 조금은 능숙?하게 리드를 한다. 물론 이는 필자 본인의 생각임.

도자기 박물관에서 약 1시간정도 관람을 한 후 강진 터미널로 이동하였다. 크리스티나는 당초 해남으로 가려했다가, 전주를 간다고 한다. 새롭게 일정이 생긴 총장님과 크리스티나를 뒤로한체 우리는 다시 천안으로 향하였다.

24시간중 15시간 동안 많은 일들을 경험한 것 같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 일하면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적이 없었던 두 분과의 시간도 좋은 것 같다. 서로를 조금은 더 알수 있게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낯선 외국인과의 대화, 한국의 문화와 자연에 대한 공감대 형성? 비록 점심이지만 함께한 식사시간, 좁은 차 안에서 서로 부대끼며 이동한 시간과 거리 등 모든 것들이 새롭고 아쉬우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길을 걸으면서 만난 외국인과 내지인 그리고 동역자.  그들을 통해서 나 자신이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도전의 의욕과 더불어 일상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해짐을 느낀다.

지금도 힘든 고행과 배움의 길을 걷고 있을 크리스티나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 되었으면...


이 글은 "청소년 인문학 캠프" 강진 답사의 에피소드임을 알려드립니다.

2009년 11월 4일 수요일

도심의 뒷골목, 골목길을 걷다

길이란 사람을 포함한 생물의 통로이자 나눔과 소통의 공간이다. 길이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의미하지만, 한 사람의 발자국을 여러 사람들이 이용을 하면 흔적을 남기고 소통과 나눔을 통하여 완전한 길이 완성된다.길은 사람간의 소통과 왕래를 위한 통로이며, 이웃과의 만남과 대화, 놀이, 문화와 역사,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이다.

2주전 사진을 함께 배우는 친구들과 천안의 명동거리에서 터미널까지 골목길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필자 역시 역에서 터미널까지 대흥로르 따라 자주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움직였지만, 골목길만을 따라 가긴 처음이었다.


명동거리를 지나 우체국 뒷편의 공설시장 그리고 복자여고담길을 따라 북중과 공고길 그리고 다시 터미널로 향하였다. 담쟁이 넝쿨과 잎이 한 몸이 되어 채붉은색으로 갈아입은 뒤 뒤엉켰으며, 석양의 붉은 노을과 조화를 이루는 학교 담.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듯 싶더니 어느새 벽으로 막혀 더 이상 길이 없는 막다른 길. 벽과 벽사이가 매우 좁아 한 사람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길. 좁고 구불구불했던 길이 어느새 소방도로(도시계획도로)와 접하면서 확 트인 길. 지붕이 낮게 연이어 이어진 집들과 집들 사이의 골목길. 시멘트로 만든 귀면(용면)와 혹은 양철판 그리고 기와. 시멘트 블록으로 만든 벽 그리고 철망과 깨진 유리병으로 만든 벽. 일제의 영향을 받은 다세대 주택. 습하고 어둑침침한 틈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한번 권하고 싶다. 도심의 뒷골목인 골목길을 걸어보라고....


골목길의 위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지 고민이다. 골목길을 탐미하는 사람으로 삶의 흔적과 옛 것에 대한 향수, 자연미를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거주자의 입장에서 문명에서 후퇴되었기에 개발 혹은 개선되어야 할 것인지 고민이다.
지난주 골목길에 대한 향수와 자연미, 과거와 미래에 대한 변화의 모습과 가치만을 고려하여 사진을 찍으러 터미널에 다시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골목길 사진을 찍으면서 필자는 과연 이 골목길의 주인이면서 거주자인가 아니면 이방인이며서 단순히 향수만을 그리워하는 자인지 아니면 단순 기록자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최근 제주의 "올레길"과 지리산의 "둘레길"이 생태관광상품으로 명성을 날리자,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관광상품으로 "00길"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팔랑귀를 가진 필자역시 골목길 탐사코스 혹은 그라피티 탐사코스 등을 만들어 보고픈 욕망도 꿈틀거린다. 그렇지만 이내 필자의 위치에 대한 고민이 높다. 이 질문은 아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필자의 머릿속을 어지럽힐 것이다.

앞으로 필자와 함께 느리게 혹은 더디게 천안의 골목길들을 찾아보길 권한다. 필자와 함께 삶의 공간이자 소통의 공간인 골목길, 구 도심속으로 멋진 탐험을 떠나가보자.

2009년 11월 3일 화요일

공간너머 "꾸리찌바"를 읽고....

공간너머 "여섯번째" 이야기

11월 2일(화) 7시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에 관심을 가진 "공간너머" 모임을 가졌다. 필자를 비롯하여 4명이 참석하였으며, 다른 회원들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였다.

참가자 : 윤평호. 최민. 정우철. 필자.
불참가자 : 김성현. 송수경. 김희정

도서명 : 꿈의도시 꾸리찌바

지은이 : 박용남
출판사 : 이후

이번에도 필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지난번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을 요약한 다음 본격적으로 "꿈의도시 꾸리찌바"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우리는 왜 십수년전부터 꾸리찌바에 대하여 배우고, 논하는가? 그리고 국내에서 꾸리찌바와 같은 생태 혹은 환경도시가 실현되기를 바라는가?

논의주제
1. 꾸리찌바의 토지에 관한 법률
꾸리찌바의 면적은 432km2로 천안면적의 2/3정도이다. 꾸리찌바가 오늘날의 도시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요소중의 하나가 "토지이용에 관한 법"의 제정과 법률에 대한 집행이다. 이에 대한 전제조건은 브라질이 완전한 지방자치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거 국토의 균형발전과 효율적인 공간구조와 배치하고 있다. 또한 삼권분립에 의한 완전한 지방자치는 아니지만, 지방자치제를 도입 운영하고있다.


2. 원통형 버스정류장과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불리우는 BRT 시스템
땅위의 지하철이라 불리우는 BRT 탄생 배경은 지표면에 지하철과 동일한 시스템에 대한 연구, 지방정부의 재정에 대한 고려와 다수의 시민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교통시스템 말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버스를 연계하여 연구한 것이 오늘날의 땅위의 지하철이라 불리우는 BRT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부분적인 BRT시스템을 운영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천안 역시 2007년말에 시내버스 노선의 전면적인 개편과 더불어 간선과 지선노선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환승시스템의 도입하여 시민들의 버스이용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당초 도입하려 했던 환승터미널은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현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던 경전철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센터의 적격성 심사 3단계를 모두 통과하여 민간투자사업으로 적합하다는 판결을 받은 상태이다. 물론 아산만권 신도시 2단계사업과 국제비스니스파크 사업추진 일정을 고려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


3. 도시를 변화시키는 힘은 사람이다.
최근 기업의 선전문구처럼 도시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사람이다. 꾸리찌바 역시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 등을 통한 사람 즉 인재 양성을 통하여 도시의 활력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의 공간너머도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필자의 바램아닌 바램이다.


4. 고용촉진을 통한 사회적 통합 그리고 이를 통한 폐기물 관리와 지속가능한 환경 보존
6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 약자의 근로를 통하여 사회적 통합을 위해 노력한 꾸리찌바의 폐기물 수거 정책을 보면서 07년에 제정된 "사회적기업육성법"을 떠올린다.


5. 지방정부의 재정인식에 대한 반응과 공복으로서 공무원의 역할 이는 역사문화적 경험의 축적으로 시민의식이 성숙할 수 있는가?
시민의 세금에 의해 지방정부의 운영자금인 재정. 과연 쌈짓돈 즉 눈먼 돈인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해야하는가? 우리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또한 공복으로서의 공무원의 역할? 역사문화적 경험의 축적으로 시민의식의 성숙한가?
포루투갈에 의거 약 300여년의 식민통치(1520~1822)의 영향에 의해? 혹은 종교적 영향인 가톨릭과 가톨릭사회주의, 또는 잦은 혁명과 쿠테타에 의하여 시민의식이 성숙하였는가?
반면 우리의 경우 조선시대의 경우 지방관리는 공복이 아닌 국민위에 군림하는 공무원으로, 일제에 의거 식민통치의 경험과 미군정체제 그리고 군사정권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일부 공무원은 공복이 아닌 국민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있다.


6. 번외로 도시화와 보건환경과의 관계.
세계 인구의 50%이상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다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보건환경 관련 문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 우리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플루 등의 바이러스 확산은 도시화로 인한 확산보다는 교통의 발달에 따른 확산이 보다 더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도시화와 질병의 관계는 도시민들의 빈부에 따른 불평등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 외국의 다양한 선진사례를 접하면서, 우리 도시의 대표 브랜드를 생각해본다. 과연 무엇이 있을까? 삶의질을 추구와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면서...


다음번 모임은 12월 1일(화) 7시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모임 회원 전원이 꼭 참석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모임논의 후 이른 송년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교재 : 삶이 있는 도시디자인(얀겔/김진우.이성미.한민정 옮긴이/푸른솔)

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09 동화책 속의 세계여행

지난 6월 예술의전당 한가람관에서 진행되었던 "동화책속의 세계"과 6월 27일부터 8월 23일까지 코엑스 특별 전시장에서 진행되었던 "세계 일러스트 거장전"을 관람하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필자의 게으름으로 그 때의 감동을 글로 표현하진 못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과 이슈트반 바녀이를 통해서 우리시대의 자화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과 조우할 수 있었다.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공간너머 "세계도시사" 책떨이하다

회원들의 여름휴가와 해외출장, 추석연휴 등으로 인하여 대략 2개월간의 공백기를 지나 지난 10월 6일(화)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모임을 진행하였다.

이날은 오랫만에 회원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필자의 사회로 진행하였다. 물론 애석하게도 김희정 팀장이 같이 합류하기로 하였지만, 다른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매번 모임때마다 회원들에게 도서선정과 관련하여 사과를 하지만, 아마도 이 모임이 해체되더라도 지속적인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다. 그리고 2개월이 넘어 모임을 갖었기에 모두들 책이 낯설어하며, 빨리 끝마무리 즉 책떨이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었다. 다음번에는 보다 쉽고 논의 내용이 많은 도서가 선정되기를 갈망하면서 말이다.

논의 도서 : 세계도시사
지은이 : Leonardo Benevolo
역 저 : 윤재희, 지연순, 전진희
출판사 : 세진사

논의 및 의문점

1. 1848혁명과 민중삶의 관계.
1848은 프랑스의 2공화정을 수립시킨 정치혁명으로 전유럽에 영향을 미쳤으며, Marx와 Engles가 공산당선언을 간행한 연도이다.
혁명의 영향으로 각 분야에 모든 영향을 미침 즉 정부가 민중의 삶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정책을 펼치게 됨. 더불어 공공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됨(공원과 건축선후퇴, 민중주택 등)

2. 아파트의 형성과 변천사 그리고 우리의 경우
고대 로마시대의 집합주택을 원형으로 볼 수 있으며, 상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도시가 확장되고 더불어 외곽으로 거주지가 옮겨가게 됨. 이는 이태리의 피렌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원주택의 개념이 생겨나게 됨. 또한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빈곤층을 도심을, 부유층은 외곽에 거주하게 하나 우리의 경우 국토가 좁고 도심과 상공업이 급속히 발달함에 따라 대다수의 인구는 도시에 거주하고 아파트를 선호하게 되는 데 이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문화적인 상황임

3. 저자가 도시를 시대별로 구분하는 관점(시각 )

필자는 도시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건축의 양식과 기법을 자의적인 기준을 툥해 시대를 구분하였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특징을 보여주진 않고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 구분하고 있음. 추상적인 표현은 이탈리아 원서를 번역한 영문판을 재 번역하였기 때문에 재해석의 과정에서 모호하고 추상적인 용어로 표출될 수 있음

4. 도시와 보건환경과의 관계

도시와 보건환경과의 관계는 우철님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으로 대기중의 납 농도(함유량)에 따라 전세계의 보건환경과 정책이 달라진 현실을 고려할 때 시대 구분에 따른 보건환경과의 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음. 이에 대한 부분은 보다 다른 자료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의함. 우리나라의 경우 석면광산과 원진레이온의 사례를 통해서 도심의 발달과 보건환경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

다음 모임은 11월 3일(화) 7시 깨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도서는 많이 알려진 "꿈의도시 꾸리찌바" /"박용남"를 가지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책떨이"로 신방동의 작은 주점(천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친목을 도모하였으며,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술자리가 파한 시간이 대략 2시가 넘었기에...

* 윤평호님이 새롭게 소개해 주신 도서 : 도시해석(김인, 박수진 외 다수/푸른길)
* 두번째 모임에서 필자가 잘못 해석한 부분에 대하여 오류를 수정하면, 고대 아테네와 로마시대에서 돔 건축기법은 존재하였으나, 피렌체의 대성당 즉 필리포브루넬스키에 완성된 돔은 그 이전의 시대에 만들어진 어떠한 돔보다도 거대하며, 가장 어려운 하중의 문제를 벽돌로써 해결하였으여 새로운 기계장치-기어와 방향변환장치가 달린 기중기-를 이용하여 건물을 완성하였음

2009년 9월 26일 토요일

쉼, 바닷바람을 맞다.

오랫만의 쉼.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것 같다. 그런 나 자신에게 오랫만에 휴가를 주었다. 비록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날 텔레비젼 모 프로그램에서 가장 넘기 힘든 곳이 "문지방"이라고 한다. 이 문지방만을 넘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하는데, 휴가 첫날 나 역시 이 곳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비용과 거리, 시간적인 요인들을 고려하여 최종 목적지는 부안으로 선정하였다. 전나무로 유명한 "내소사"를 향해 전주를 거쳐 부안, 다시 곰소를 지나 내소사에 도착하였는데, 이미 해는 서쪽으로 한참 기울어져 있었다. 조금 더 부지런을 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소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처음으로 나를 반긴 것은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였다. 전국의 유명 관광명소에서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곧이어 나를 반긴 것은 걸음 걸이마다 자그마한 돌과 신발의 화모니인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아름드리 전나무였다. 물론 내소사의 여러가지 중에서 가장 나를 반긴 것은 매표소이지만 말이다.

소문으로 들었던 아름드리 전나무 터널과 비포장 도로, 여느 절과는 다른 내소사만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MP3의 기계음을 끄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니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한 걸음 걸음마다 바스락거리며 신발과 자갈의 대화소리, 내 발자국 소리와 절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검음은 흡사 한 곡의 교향곡을 듣는 것 같다.

전나무 터널을 지나면 벚나무와 팽나무 터널이 기다린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가는 기분이다. 사천왕문을 지나 높은 축대위의 웅장한 건축물들 사이로 다 기울어져가는 해우소가 돋보인다. 다른 절 같았으면 벌써 허물어졌을텐데... 비록 허물어져가는 해우소이지만, 이 촌넘에겐 왜 이리 정감이 가는지...
최근 화재가 났었는지 검게 그을린 선명히 남아 있는 설선당과 요사. 2층 누각의 웅장한 기둥과 주춧돌이 돋보이는 봉래루, 비록 단청이 바래 화려한 빛깔을 볼 수는 없었지만 화려한 꽃살문과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웅전을 보면서 또다시 입구에서 느꼈던 아우라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내소사 관람 후 직소폭포를 향해 산을 오르지만, 과연 해가 지기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불안감은 이내 곧 현실로 다가왔다. 산 중턱에 오르자마자 서산의 꼭대기에는 해가 이미 걸려있었다.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간반동안 힘차게 산을 올랐지만, 역시 무리다. 해는 이미 기울어졌기에 아쉬움을 뒤로한 체, 산을 내려와야만 했다. 조금만 더 가면 직소폭포에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초행길이기에 욕심을 버리고 산을 내려왔다. 그렇지만 모처럼의 산행이었기에 기분이 너무 좋다.

능가산을 내려온 후 내소사 인근에서 민박을 할까 고민하다 곰소포구에 있는 찜질방에서 짐을 풀었다. 늦은 저녁을 먹은 후 곰소포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늦은 저녁시간이라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

여러 사람들이 한 곳에 잠을 잤기에 몸이 조금은 찌푸둥하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한결 가볍다. 가방을 둘러메고 찜질방을 나와 곰소항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내심 곰소항의 염전을 보고 싶었지만 당초 목적지의 반대방향이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포구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한 참을 걸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가 나기에 고개를 들어보니 제비 몇 마리가 춤을 춘다. 제비 사진을 찍다가 하늘을 보니, 전깃줄에 수백마리의 제비들이 열 지어 서 있었다.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차 소리에 놀랐는지 수십마리의 제비들이 날아올랐다가 다시 전깃줄에 열을 맞춰 앉는다. 수백마리의 제비를 한꺼번에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백마리의 제비떼를 뒤로 한 체, 다음 목적지인 채석광을 향해 북쪽으로 길을 걷는다. 격포행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이 2시간이라고 하니, 천천히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면 되겠다는 생각에 목표를 향해 걷는다. 길을 걸으면서 차가 오는 소리가 나면 뒤를 돌아본다. 버스가 지나갈 시간은 아니지만, 혹여 버스가 지나가지는 않을까? 또는 어느 친절한 분이 나를 픽업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이정표를 따라 2시간 넘게 걷기를 한 후 15km라는 이정표를 보고 필자는 자포자기해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결정하였다. 물론 지나가는 분들의 도움을 내심 바랬지만, 소심한 필자이기에 무작정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약 10여분이 지난 후 바로 시내버스가 와서 쉽게 격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격포에 도착한 후 맨 먼저 채석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해안 주변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기암절벽과 편리, 검푸른 바다와 드넓은 모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내소사보다는 이곳을 먼저 시발지로 찾았다면, 어제 마시지 못한 맥주가 그리워 아쉬움이 남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청숭도 떨고, 쏘주 한 잔도 했을텐데.
아쉬움도 잠시, 혼자 놀기에 가장 좋은 장난감인 카메라를 꺼내 이곳저곳을 헤매며 셔터를 누른다. 나름 멋진 구도를 상상하며, 몸을 뉘었다가 앉았다 혹은 뒤틀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채석광의 기암절벽을 따라 항구와 저 멀리 등대가 보이는 곳으로 향한다. 항구 근처는 새롭게 항만을 구축하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부지런히 드나드는 고깃배들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갈매기들로 장관이다.
최근 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파제를 둘러 본 후 다른 곳의 방파제에도 가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나의 배꼽시계는 점심시간이 한참을 지났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도보로 인해 조금은 피곤했기에 배꼽시계를 달랜이후 고민하기로 하였다.

점심을 먹은 후 항구에 나가 항구 사람들의 땀냄새와 활기찬 모습을 보았다. 고깃배가 들어오면 전국으로 배달할 차량과 인근 식당 혹은 관광객들의 주문에 따라 열심히 고기를 담과 나루는 사람들, 팔짝팔짝 뛰거나 혹은 숨이 가뿐히 서서히 힘없이 물결에 몸을 맡기는 고기들, 고기의 양을 묵묵히 적는 사람, 필자처럼 이들의 모습을 관람하는 사람들, 한가로이 낚시질 하는 사람 등 항구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부안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한 체, 필자는 또 다시 일상이 있는 천안으로 향하였다. 저녁식사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필자의 마음이 조금은 조급해진다. 비록 늦더라도 꼭 저녁을 같이 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2009년 6월 15일 월요일

"공간 너머" 세번째 이야기

6월 3일 늦은 오후 7시. <공간 너머> 세번째 모임을 깨비에서 진행하였다.
모임에는 윤평호, 최민, 정우철, 김성현, 필자가 모였으며, 다른 사람들은 일정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다음으로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처음 참여한 성현씨 때문에 이번에도 필자가 모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지난번 논의 내용에 대하여 언급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도서는 지난번 교재와 동일하며,

도서명 : 세계도시사
지은이 : Leonardo Benevolo
역 저 : 윤재희, 지연순, 전진희
출판사 : 세진사

* 지난번 논의의 의문점?
1. 아치와 돔?
아치는 그리스시대부터 발생하였으며 로마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돔 건축 양식이 도입되었으나 중력과 물리력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함.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소재의 건축재료로 돔이 완성됨
피렌체의 Santa Maria del Fiore 대성당은 Brunelleschi에 의해 15세기 초부터 1430년에 완성됨

2. 로마 건물축의 화려한 장식은?의 장식성?
로마 건축물을 살펴보면 기둥에 화려한 장식과 벽화 혹은 개선문 등을 세웠는데 이는 정치적 이용 목적이 주를 이룸
반면 이슬람의 경우 기하학적인 형태나 문자 등의 추상적인 장식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종교가 초상(肖像)의 표현을 금하고 회화나 조각 등의 구상 예술이 발달하지 않음


* 논의 내용을 정리하면

1. 도시와 환경과의 관계
근대화이후 베네치아의 산업 진흥책은 환경의 균형에 영향을 미쳤다. 즉 지나친 산업진흥책은 환경오염을 야기하였으며 이는 도심의 인구를 감소시켜 도시의 쇠퇴를 야기시켰다. 최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이 도시를 구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2MB정권의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역시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 도시의 영속성
유럽의 도시인 "Bruges"의 경우 '시 세입의 일부로 도시성벽의 건설, 도로의 포장, 수도사업 등의 공공건설비로 지출하였으며 개인의 건축활동은 일련의 법령하에서 규제를 받음. 개인의 건축활동은 벽돌지붕만 허가되며 비용의 일부를 시에서 지원받음. 도로확장을 위해 훼손된 주택 소유자는 보상금을 지급받으나, 자기 멋대로 자신의 집을 파괴할 수 없으며, 파괴시 4개월 이내에 강제적으로 제건해야 함.
이는 도시의 영속성을 위하여 시민과 도시국가의 합의와 공유 그리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물리적, 강제적인 제재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이슬람과 유럽의 도시
저자는 이슬람과 유럽의 도시를 비교하면서 유럽의 도시에 대한 우수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러한가?
이슬람의 대표적인 도시인 이스탄불과 바그다드는 100만명 이상의 거대 도시로 이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었기에 가능하며, 유럽의 도시는 질병 등으로 인해 수~십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이룸.
물론 모든 도시는 구조적 혹은 내외재적 문제점을 수반할 수 밖에 없지만...


4. 도시계획의 참여? 전문가 혹은 사회구성원
피렌체를 비롯한 도시국가와 중세의 도시들은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한 도시계획을 반영. 즉 전문가와 시민 등의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함.
특히 피렌체의 경우 깜비오라는 훌륭한 도시기획 전문가의 탄생과, 시와 지구의 행정관, 종교단체나 동업자조합, 도시의 모든 집단이나 사회계급을 대표하는 단체 등의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여 도시계획을 세운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어떠한가? 우리는 도시기본계획을 중장기 계획단 연동별 계획을 수립하지만, 도시계획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아닌 소수의 전문가와 행정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과연 누구를 위한 도시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5. 권력의 이중구조와 건물의 배치
시대 및 상황에 따라 도시의 탄생과 번영 그리고 쇠퇴하지만 유럽의 도시들을 살펴보면 가톨릭의 대성당과 종무청 등의 종교적 중심지와 행정적 중심지 그리고 종교개혁과 상업 발달에 따른 새로운 도심의 탄생과 확장 등 도시의 권력구조에 따라 건물의 배치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 도시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6. 광장의 개념과 사용
광장은 소통과 나눔의 통로로 공동의 공간이지만, 때론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공간이다.
나치의 Nuremberg 5월 광장 집회 그리고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명박산성과 차벽.
과거의 역사가 오늘날 되풀이되고 있는 서울과장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다음 모임은 7월 1일(수) 늦은오후 7시에 깨비에서 진행하며, 범위는 7장 르네상스의 예술부터 10장 유럽 바로크의 도시까지 진행하기로 하였다.

참고도서 : 손세관의 <피렌체, 시민정신이 세운 르네상스의 성채>, <베네치아, 동서가 공존하는 바다의 도시>

더불어 네이버에 윤기자님이 정성을 다하여 만든 블로그 "도시+공간너머(http://blog.naver.com/we_city)"가 개설되었기에 모임 회원들의 적극적인 블로그 게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2009년 6월 14일 일요일

죽음과 삶 그리고 희망을 품다

제비에 대하여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하던 중 지난 6월 5일에는 본회 후원 음악회로 인하여 자세한 관찰을 하지 못한 체 시간에 쫓겨 사무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두 둥지의 제비를 필자는 각각 3마리로 확인했으나, 인근 식당 주인에 의하면 "원래 양쪽 모두 5마리였으나, 현재 둥지 하나는 세마리만 남았고, 다른 둥지는 5마리가 부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그곳에 가서 제비 둥지를 살펴보았는데... 예전의 두 둥지는 모두 폐허가 된 상태로 변해 있었다. 둥지 하나는 반파되어 있었으며, 다른 둥지는 허물어진 둥지에 새롭게 제비집을 짓고 있었다.

인근 식당주인 역시 필자를 알아보며 반가운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필자의 아쉬움을 눈치채셨는지 식당 주인도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너무 늦게 왔다"고 한다.

식당 주인에 의하면 "반파된 둥지의 세마리 제비는 완전히 성숙되어 둥지를 떠나 매일 저녁 이곳 전깃줄에서 저녁을 보낸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조금은 파손되어 있기에 그것에 대하여 여쭤보니 식당 주인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나, 부실공사로 인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새끼들이 어느정도 성숙해서 둥지를 떠나 보낸 제비 내외는 바로 옆에 새로운 둥지에 두번째 알을 낳아 품고 있어 조만간 새끼들이 부화될 것이라고 인근 식당주인은 필자에게 알려준다. 이번에는 좀더 자주 찾아와 새끼들의 변화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어린 새끼들과 이미 성숙한 제비가 된 제비들의 생생한 모습을 말이다.

다른 둥지는 단지내 인근 아이들이 둥지를 허물어서 새롭게 집을 짓고 있었다. 둥지는 어느덧 반정도 완성된 상태이나 다른 둥지에 비하여 두텁고 튼튼하게 짓는 데 이는 지난날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인 것 같다. 한 쌍의 제비내외는 실새없이 흙과 풀잎 등을 부리에 물어와 튼실하게 둥지를 짓고 있었다. 조만간에 튼튼한 둥지가 완성되면 다시 새끼 제비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알을 낳아 부화시킬 것이다.
식당주인에 의하면 "인근 학생들이 제비둥지를 부순 후 새끼제비 4마리를 가지고 갔다가 한 마리를 훼손된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이를 본 식당주인은 "어린 제비가 불쌍해 반파된 둥지에 올려놓았으나, 이 반파된 둥지에서 출가한 제비들이 이 불쌍한 새끼제비를 괴롭히고 쪼아 다시 훼손된 제비집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새끼제비를 돌볼려고 가보니 이미 새끼제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마 고양이나 혹은 다른 천적이 새끼 제비를 죽이거나 먹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가지고 간 제비는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약 3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생명의 신비와 절망, 그리고 희망을 엿 볼 수 있었으며, 제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2009년 5월 31일 일요일

새끼 제비, 비상을 꿈꾸다

지난번 제비 동정에 대한 보고 이후 약 한달여 만이다.
이번에도 역시다... 주 1회 필자의 소식 필통을 내보내겠다고 언급했는데.......

지난 5월 22일, 지난번 6단지 답사에선 제비 사진을 찍지 못하고 멀리서 구경만을 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운이 좋아서 귀제비 한 쌍을 찍을 수 있었다.

귀제비집의 위치는 지난번 가게(중국집인지 이사집인지 헷갈림) 앞에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약간 떨어진 곳에서 새롭게 집을 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열심히 부리(사투리로 주둥이)에 둥근 흙덩이를 물고 왔다가 제빨리 짓고 있던 집틀에 올려 놓고 날아가곤 한다. 그리고 간간히 휴식을 취하면서 말이다.

지난 주 알을 품었던 제비집은 인근 가게 주인 아저씨에 의하면 2-3일전에 새끼를 부화하였다고 한다. 필자 역시 부화여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확인할 길이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한체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5월 29일(금) 오후 6단지 제비집과 제비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
항상 사진을 찍었던 제비집의 상태가 조금은 이상하다. 누군가 혹은 제비가 집을 부수었는지는 모르지만 상태가 반파?된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부화된 세끼 세마리가 상당히 많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주 와 봤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6월 4일 가게 주인 아저씨에 의하면 5마리의 새끼가 부화하였으나 2마리가 죽었다고 함)
필자가 제비들에겐 익숙하지 않은지 낯을 가리는 것 같다.


필자는 "단지 제비들의 모습을 사진기로 사진을 찍고 싶을 뿐인데..." "제비들이 생각하기엔 이상하게 생긴사람이 커다란 뭉치 혹은 덩어리를 가지고 뭔 가를 누르니 찰칵하는 소리가 나거나, 한 참을 묵묵히 기다리거나 혹은 의자에 오르락내리락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을 하니 본인들의 집을 부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면서 필자를 감시하는 것 같다." 분명 "필자는 그럴 의도가 없는데...."

바로 옆의 제비집 안/밖 주인이 무지 바쁜 모습을 보여 자세히 관찰을 하니, 이 곳 역시 새끼들이 부화한 것다. 필자의 시력이 나쁜 눈으로 확인을 하니 3마리의 새끼가 보인다.(6월 4일 주인아저씨에 의하면 3마리 이상으로 확인하였다고 함)
첫 번째 제비 둥지와 두 번째 둥지의 새끼 번식 즉 부화와는 약 일주일간의 시차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제비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여러차례 시도하였으나 결국에는 실패를 하였다. 필자의 사진기 화각과 갑자기 출현하여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날아가는 순간의 찰라를 촬영하기엔...필자의 사진 찍는 기술 아니 실력이 형편이 없기에....필자의 사진 찍는 실력과 기술에 대하여 여기에서 또 한 번의 좌절감을 맛 보게 된다.

처음에 눈치 체지 못했던 옆 제비집의 집 주인 제비 내외는 매우 부지런히 움직인다. 문득 문득 새끼들의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사진기 렌즈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니 그 곳에도 아주 조그마한 새끼들이 재잘거리며 부모 제비들이 먹이주는 것을 바라는 것 같다. 아니 배고픔에 의해..... 생존 투쟁의 장이다. 어미 제비들이 최근 부화한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부지런히 물어오는 모습을 포착하였다. 그리고 새끼들의 성장 발달 단계에 따라 먹이의 크기를 때론 크게 혹은 작게 자르거나 분리하여 먹이를 주는 모습을 포착하게 되었다.

오늘 관찰을 통하여 제비들은 새끼들의 성장에 따라 먹이의 크기가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성장이 발달한 큰 새끼는 큰 덩어리를, 반면에 덜 발달한 새끼 제비는 작은 사이즈의 먹이를 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새끼들의 소화여부에 따라 달라짐을 포유류의 성장발달과 비슷함을 엿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비식구들의 한가로운 모습을 사진 찍기에는 저녁에 와서 사진에 담을 필요성을 느낀다.. 필자가 좀더 부지런을 떨 경우에는 다양한 모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시간동안 있으면서 귀제비를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에 있던 귀제비의 자리는 모두 허물어진 상태라... 주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만 조금은 여유를 두고 관찰하게 되면 귀제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009년 5월 16일 토요일

스승의 날!

사무실에 출근하여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있는데, 사무실 문이 열린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아장아장 걷는 꼬마녀석과 하이디 선생님이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곤 하이디 선생님이 "잘 샘 저기 계시다"고 하며 나를 가리키는데, 꼬마 녀석의 손에는 편지처럼 생긴 것이 들려져 있다. 그리고 꼬마친구는 나에게 그 종이를 내민다. 종이를 받아 펼쳐보니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글씨가 씌어져 있었다. 글자 한나 하나를 또막또막 눌러 쓴 이쁜 글씨이다.
필자는 그만 감동을 받아 어떻게 해야 할 지 한참을 서성이다가 꼬마녀석을 살며시 안아 주고 볼을 비비었다. 녀석의 편지를 받아보니 오늘이 스승의 날이었던 것이었다.
원생들에게 특별히 잘 해 준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편지를 받아본 적이 몇 번이던가... 예전에도 그런 편지를 살며시 주던 친구녀석의 얼굴이 떠 오른다. 지금은 많이 컸을텐데...

참고로 필자는 "잘샘"으로 불리우고 있다. 아니 "잘샘"으로 불리어지기를 원해 항상 그렇게 교육?을 시키기때문에... 교육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큰 7세 몇몇 녀석들은 5~6세까지 "잘샘"으로 부르다가 이제는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잘샘"을 빗댄 "자샘" 혹은 "꼬불이"라고.... 이런 녀석들을 포함한 모든 원생들이 귀엽지만 말이다.
참고로 "잘샘"은 "잘 생긴 선생님"의 준말임

오늘 꼬마친구에게 배우며,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나는 과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에게 안부 혹은 고맙다는 인사를 한 적이 있던가....

다음주에는 은사님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아니 인근에 계신 분들은 찾아뵈어야겠다.
나의 자극과 감수성을 깨우쳐준 꼬마 친구가 고맙다.

제비꽃의 변신

요즘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간다. 과연 좋은 일인가?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모든 일들을 완전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항상 아쉽다.

최근 노트북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들을 보면서 평상시 기록으로 남기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조금씩 정리중이다. 첫번째 정리가 봉서산에서 서식하는 할미꽃 사진을 정리하는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비록 2개월의 짧은 작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변화 모습을 추적하고자 한다. 물론 다른 식생들도 만찬가지로... 그렇게 되면 나중에 좋은 하나의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 후속작업으로 하는 것이 제비꽃 정리작업이다. 물론 제비꽃의 모든 유형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했어야 하지만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아니 필자의 무지로 인하여 지금에서야 분류하게 되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하여 필자 역시 생태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나만의 자위가 되지 않을까...
4월~5월의 우리 주변의 야산과 구릉, 공원, 나대지 등에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도감에는 대략 20여종으로 분류된다.

이 많은 종류중 필자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그냥 제비꽃으로 분류하였으나... 이는 다시 한번 필자의 무지임을 알게 되었다. 다음번에는...

이번에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녀석은 졸방제비꽃으로 산의 음지 혹은 습지에서 자라난다고 한다. 줄기에는 흰색 잔털이 있으며 줄기는 어긋나는 세모진 심장형은 가장 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고 한다. 잎자루 밑 부분의 턱잎에는 빗살 같은 톱니가 존재. 꽃은 5~6월에 피고 잎 겨드랑이에서 자라는 긴 꽃자루 끝에 연보라색 꽃이 옆을 향해 핀다. 아랫쪽 꽃잎 안족에는 자주색 줄무늬가 잇으며 타원형 삭과 열매는 익으면 3쪽으로 벌어진다고 한다.(진선출판사 야생화쉽게 찾기에서 인용)
5월 8일 봉서산에서 처음 사진을 찍었으며 지난 5월 29일에 다시 찍은 사진이다.

2009년 5월 15일 금요일

할미꽃의 변신

올해 봉서샅에서 만난 할미꽃 추적기를 통하여 우리꽃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고자 한다.

다른 곳에는 할미꽃이 이미 만발했음에도 필자의 게으름으로 4월초에 봉서산에서 확인하게 되었다. 계기는 쌍용중학교와 연계수업의 일환으로 생태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답사하기 시작 이후 주1회 봉서산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되었다.


따스하고 양지바른 무덤가.... 세월과 도시의 변화의 모습을 보면서 한결같이 서 있는다. 모진 풍파를 버리고 떠나듯이...

4월 중순... 솜털이 뽀송뽀송하던 줄기와 꽃봉우리는 어느덧 무성한 흰색의 백발로... 어떤이는 이 때문에 백발의 하얀 할머니를 닮았다고 할미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백발의 풍성한 머릿결도 이제는 힘에 부치는지 바람의 기운을 얻어 하늘하늘거리며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러한 할미꽃의 갖은 노력끝에 빛이 좋은 양지뜰에는 우리의 이쁜 꽃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경이로움과 더불어...


필자는 할미꽃을 봉서산 남동쪽의 등산로와 양지바른 무덤가 주변에서 4월에 자주 접하였고 서쪽 능성이(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에서는 5월초까지 접하였다.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
노고초 혹은 백두옹이라 불리우며,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해열, 소염, 살균 등에 사용

2009년 5월 9일 토요일

제비, 날아오르다.

지난 4월 중순의 6단지 제비 통신이후 약 한달여만이다.
첫 모니터링 이후 주 1회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지만,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지금에서야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4월 24일(금) 12시가 조금 넘거나 5월 1일에도 항상 6단지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재잘거리는 녀석들이 있다.
혹여 낯선 사람들이면 재잘거리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가 한 참 후에 다시 되돌아 온다. 암컷이 자리를 잡으면 조금 후에 수컷이.. 혹은 제비집에 암컷이 들어가면 수컷은 어디론가 멀리 날아가 먹이를 물으러 가는 것인지 한 참후에 되돌아오기를 되풀이... 사람들의 발자국소리가 없어진 후에야 안심을 한 듯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어..이번엔 제비 녀석 주둥이 부근에 뭔가 이상한 것을 물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그동안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것 아닐까 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확인해보니 흙색으로 둥그런 진흙덩어리 같다. 아무래도 그들의 보금자리를 튼실히 하기 위해서 건축자재들을 열심히 모아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둥지안에 들어간 후에도 자세히 살펴보더라도 여전히 주둥이에는....

아마 필자를 비롯한 집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 자신의 보호에 대한 경계를 보다 덜 신경을 쓰면서 튼실한 집 짓기에 충실하지 않을까 한다.

한참을 주변에서 서성이며 있는데 사진 찍기 좋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평소보다 조금더 시끄러운 것 같다. 주변을 살펴보니 그동안 제비 2쌍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3쌍이라니 횡재다... 주변을 더 살펴보니 옛 집들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보다 많은 제비들이 왔으리라 추측 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개체수 확인의 즐거움도 잠시.. 일주일이 지난 5월 8일(금) 다시 그곳에 가서 제비를 관찰하는 중

식당 주인이 반갑게 필자를 맞이하신다. 제비 사진을 잘 찍으라는 격려와 함께.. 아마 이런 상황이면 내년에는 제비를 보기 힘들꺼라는 한탄과 함께 도시에서 사는 제비 사진 찍기 힘드니 많이 찍어두라는 당부의 말이 필자의 가슴을 저민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현재 이곳에는 "2쌍의 제비만이 있다"고 한다. 지난 5월 1일쯤에 6마리를 보았다고 하니 "아마 그것은 제비가 아닌 앵맥이 1쌍 즉 귀제비 1쌍이 확실하다"고 한다. "앵맥이(귀제비/맹매기)는 지난해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앵맥이와 제비는 천적관계라, 앵맥이는 제비보다 등치가 크고 성질이 포악해, 제비집을 빼앗고 새끼들을 죽이는 포악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앵맥이가 집을 지으면 없애야 한다"고.... 그리고 "액맥이는 집안에 화를 입힌다"고 내 가게앞에의 앵맥이 집이라면 벌써 없앴을거라고", 내 가게앞에 있지 않기에 집을 헐지 못한다"고 한다.

앵맥이는 제비에 비해 몸집이 크고 가슴부분에 흑색 세로줄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꼬리 부분에는 황색빛이 돈다고 한다. 필자역시 가슴부분의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꼬리부분은 확인하지 못해 아쉽다.

"작년에는 10여마리넘게 많은 제비들이 찾아왔었는데... 저 헌집들이 모두 그 흔적들이라고.... 그렇지만 올해는 2쌍밖에 오지 않았어" 그리고 "올해는 예년보다 20일정도 늦게 천안에 왔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때문인지 기후가 점점 따뜻해져서 일지 모른다고..."
"예전의 경우 보통 삼짓날 전후로 오는데... 20일 정도 늦었다"고 그리고 "처음 왔을 때 마침 꽃샘 추위로 인하여 다시 돌아간 후에 한 참만에 돌아왔다고 한다".

아마 필자가 처음 이곳에 와서 제비를 본 날이 4월 17일이니 아마 20여일 늦은 것은 삼짓날에 오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 같다. 17일 당일 주인아저씨는 "전날 밤에 제비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주인아저씨는 제비의 암수 구별법도 알려주었는데 "수컷은 암컷에 비해 날씬한 편이며 배가 부르지 않은 일자형으로 꼬리 부분도 길고 날렵하다"고 한다. 반면 암컷은 배가 조금 부른 형태로 꼬리부분도 짧다"고 하니 제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야 할 듯 싶다. 아니 내 자신의 노력 없음이 한심스럽다. 제비사진과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하면서 제비 생태에 대한 공부를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불어 주인아저씨는 "아마 다음주에는 새끼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지난주 저녁에 암컷을 보았는데 평소보다 배가 더 부른 상황이며, 둥지안에서 한 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고 알을 뿜고 있는 것 같다"고. 또한 "둥지안의 자세도 한동안 움직임없이 있다가 다른 방향에서 똑 같은 자세로 자리를 잡는 모습은 아마 새끼를 부하하기 위해 적절한 온도를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처음 한쌍의 제비가 왔을때 "먼저 집부터 장만한 후 새끼를 갖는다"고 한다. "보통 1년에 1회 새끼를 갖는데, 경우에 따라 2회 새끼를 갖을때도 있다"고 그러나 "2회째 새끼들은 생존율이 높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5개의 알을 낳는데, 날씨와 먹이 등의 생존 여건이 열악할 경우 약한 새끼 1~2마리는 둥지밖으로 밀어낸다"고 한다. 소위 "약육강식의 처절한 삶의 현장"이 된다고...
아저씨는 "작년에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들이 불쌍해 둥지 안으로 밀어넣으면 어미가 새끼들을 다시 밀어내기를 수차례 되풀이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새끼들이 만약에 떨어져나오면 다시는 올려놓지 않을거"라고 한다.

아저씨는 이곳에서 7년동안 매년 제비식구들을 만났다고... 매년 이맘때면 제비가 언제올지 기다려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로는 내년에 만나기 힘들것 같다고 아쉬운 한숨만 내쉰다.

아까 찍지 못한 액맥이를 다시 카메라에 담을려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한체.... 발 걸음을 옮긴다.

2009년 5월 8일 금요일

공간 너머 첫번째 이야기

5월 6일 깨비지역아동센터에 "도시"에 대한 학습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4월 "공간 너머"의 공식 출범이후 실질적인 첫 모임이기에 모든 것이 낯설다. 아직 모임의 형식을 갖추지 못했기에....

모임에는 필자를 비롯하여 최민, 윤평호, 정우철, 정대현 선생님이 참석하였으며, 다른 분들은 개인 일정상 참여하지 못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하나하나를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날도 필자의 어눌한 말투로 지난번 모임까지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처음 오신 분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였다.
이어, 조그마한 케익에 촛불을 모두 함께 끄며 성공적인 모임을 자축하기도 하는 센스를 보였으며, 테이블위는 풍성한 간식으로 장식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 내용을 언급하면

도서명 : The History of the City(세계도시사)
지은이 : Leonardo Benevolo. 역저 : 윤재희, 지연순, 전진희
출판사 : 세진사

참가자 모두 이 책의 번역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문맥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림과 사진을 제대로 읽을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 도서를 추천하였기에 다른 분들에게 미안함이 든다.

1.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출발한 격자형태의 도시개발은 중세를 거쳐 오늘날의 현대 모습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격자형태의 도시체계는 과연 도시의 관리 및 기능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얼마나 제고시켰는까? 의문이 생기며, 향후에도 이러한 격자 형태의 도시개발은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

2. 네로는 화재를 통하여 본인이 추구하는 도시를 설계하였고, 파시즘이 득세했던 시기에도 도시의 형태가 달라졌다. 과연 오늘날은? 우리의 현실속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은 이미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시민의 임파워먼트가 보다 확고하다면, 특정 통치자 혹은 계층에 의하여 도시의 모습이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을 변경하였다고 언론보도를 했다. 즉 기존의 경부축에서 서남부와 북동부축으로 변경함으로서 해당 도시들은 기존의 도시장기발전계획을 재수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서양의 도시 발달사를 되풀이 하는 시점이 아이러니하다.

3. 로마는 공중 목욕탕의 건립과 사치 등으로 멸망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과연 공중 목욕탕이 로마 멸망의 어느정도 역할을 담당하였을까? 고민이 든다. 이 책에서는 로마의 도시 골목길이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였다고 한다. 상수도 시설이 발달하였지만 도시 전체가 비위생적인 상황이었다면 도시의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중 목욕탕을 만들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공중 목욕탕이 시민과 도시의 하층민까지 위생의 청결을 담당하지 않았을까 한다.

4. 로마가 오랜 시기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계급의 폐쇄적인 구조가 아닌 개방구조로, 시민 혹은 하층민을 포함한 누구나 능력에 따라 부와 권력 혹은 상층계급으로 올라갈 수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5. 도시의 근본적인 성장과 발달은 잉여 생산물로 인해 파생되었음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6. 인류발달사에 있어 지리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과거 인간은 기술문명 발달로 인해 환경을 지배할 수 있다고 자만하였으나 오늘날은 환경의 역습 혹은 재앙이 다가왔다고 한다.
로마와 비교하여 그리스의 도시는 지형지물을 적절히 활용 즉 경관을 고려한 측면이 큰고 반면 로마는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환경적인 요인을 극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7. 건축만을 볼 결우 동서양의 기술과 양식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기본 구조는 매우 유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8. 화덕과 공공시설물의 위치와 배치에 따라 도시의 구조 형태가 달라지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특히 그리스와 로마의 광장과 포럼의 위치와 구조

9.로마는 국가간의 경계를 매우 중요시하였는데 이는 과거의 제국주의 시대의 경계. 또는 오늘날 미국과 일본 등이 추구하고 잇는 MD미사일 방위체계의 단면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10. 도시 발달에 있어 과연 적절한 도시 인구규모는? 학자에 따라 상이한 이론으로 통상적으로 약 1~3만명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의 1개 행정동 인구수와 유사한 규모인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적절한 형태인가? 최근 행정구역개편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적절한 행정계획 개편의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더불어 로마의 경우 도시가 지나치게 확장될 경우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하였는데,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는 어떻게 다른지 고민해 본다. 우리의 신도시 건설은 과거 100만호 건설이라는 캐치플레이즈하에서 관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도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시점에서...

11. 로마 역시 재산의 사유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공권력 개입을 통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오늘날의 문제점들이 과거에서도 발견됨을 알 수 있다.


필자에게 주어진 과제
1. 아치(홍예)와 돔의 발달시기에 대한 논의? 필자가 알기로는 홍예기술은 그리스와 로마시절에도 존재하였으나 돔 구조는 르네상스시대에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처음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임

2. 그리스나 로마의 건축물에서 흔히 보는 장식물과 장식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조사와 공부를 진행할 예정

참가자 모두 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과 의문점. 생각들을 논의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넘어 담론은 이것으로 마치고, 당초 의도했던 뒷풀이를 위해 장소를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참석자 모두 의무 참여이며 터미널 부근에서 닭갈비와 쐬주로 가벼움을 날리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이날 처음으로 참석한 우철 선생님께서 한 턱을 내셨답니다. 샘~너무 너무 잘 먹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6월 3일(수)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4~6장을 읽고 논의하는 것으로 결의하였답니다.
자.. 다음 모임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