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9일 토요일

제비, 날아오르다.

지난 4월 중순의 6단지 제비 통신이후 약 한달여만이다.
첫 모니터링 이후 주 1회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지만,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지금에서야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4월 24일(금) 12시가 조금 넘거나 5월 1일에도 항상 6단지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재잘거리는 녀석들이 있다.
혹여 낯선 사람들이면 재잘거리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가 한 참 후에 다시 되돌아 온다. 암컷이 자리를 잡으면 조금 후에 수컷이.. 혹은 제비집에 암컷이 들어가면 수컷은 어디론가 멀리 날아가 먹이를 물으러 가는 것인지 한 참후에 되돌아오기를 되풀이... 사람들의 발자국소리가 없어진 후에야 안심을 한 듯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어..이번엔 제비 녀석 주둥이 부근에 뭔가 이상한 것을 물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그동안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것 아닐까 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확인해보니 흙색으로 둥그런 진흙덩어리 같다. 아무래도 그들의 보금자리를 튼실히 하기 위해서 건축자재들을 열심히 모아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둥지안에 들어간 후에도 자세히 살펴보더라도 여전히 주둥이에는....

아마 필자를 비롯한 집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 자신의 보호에 대한 경계를 보다 덜 신경을 쓰면서 튼실한 집 짓기에 충실하지 않을까 한다.

한참을 주변에서 서성이며 있는데 사진 찍기 좋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평소보다 조금더 시끄러운 것 같다. 주변을 살펴보니 그동안 제비 2쌍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3쌍이라니 횡재다... 주변을 더 살펴보니 옛 집들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보다 많은 제비들이 왔으리라 추측 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개체수 확인의 즐거움도 잠시.. 일주일이 지난 5월 8일(금) 다시 그곳에 가서 제비를 관찰하는 중

식당 주인이 반갑게 필자를 맞이하신다. 제비 사진을 잘 찍으라는 격려와 함께.. 아마 이런 상황이면 내년에는 제비를 보기 힘들꺼라는 한탄과 함께 도시에서 사는 제비 사진 찍기 힘드니 많이 찍어두라는 당부의 말이 필자의 가슴을 저민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현재 이곳에는 "2쌍의 제비만이 있다"고 한다. 지난 5월 1일쯤에 6마리를 보았다고 하니 "아마 그것은 제비가 아닌 앵맥이 1쌍 즉 귀제비 1쌍이 확실하다"고 한다. "앵맥이(귀제비/맹매기)는 지난해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앵맥이와 제비는 천적관계라, 앵맥이는 제비보다 등치가 크고 성질이 포악해, 제비집을 빼앗고 새끼들을 죽이는 포악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앵맥이가 집을 지으면 없애야 한다"고.... 그리고 "액맥이는 집안에 화를 입힌다"고 내 가게앞에의 앵맥이 집이라면 벌써 없앴을거라고", 내 가게앞에 있지 않기에 집을 헐지 못한다"고 한다.

앵맥이는 제비에 비해 몸집이 크고 가슴부분에 흑색 세로줄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꼬리 부분에는 황색빛이 돈다고 한다. 필자역시 가슴부분의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꼬리부분은 확인하지 못해 아쉽다.

"작년에는 10여마리넘게 많은 제비들이 찾아왔었는데... 저 헌집들이 모두 그 흔적들이라고.... 그렇지만 올해는 2쌍밖에 오지 않았어" 그리고 "올해는 예년보다 20일정도 늦게 천안에 왔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때문인지 기후가 점점 따뜻해져서 일지 모른다고..."
"예전의 경우 보통 삼짓날 전후로 오는데... 20일 정도 늦었다"고 그리고 "처음 왔을 때 마침 꽃샘 추위로 인하여 다시 돌아간 후에 한 참만에 돌아왔다고 한다".

아마 필자가 처음 이곳에 와서 제비를 본 날이 4월 17일이니 아마 20여일 늦은 것은 삼짓날에 오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 같다. 17일 당일 주인아저씨는 "전날 밤에 제비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주인아저씨는 제비의 암수 구별법도 알려주었는데 "수컷은 암컷에 비해 날씬한 편이며 배가 부르지 않은 일자형으로 꼬리 부분도 길고 날렵하다"고 한다. 반면 암컷은 배가 조금 부른 형태로 꼬리부분도 짧다"고 하니 제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야 할 듯 싶다. 아니 내 자신의 노력 없음이 한심스럽다. 제비사진과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하면서 제비 생태에 대한 공부를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불어 주인아저씨는 "아마 다음주에는 새끼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지난주 저녁에 암컷을 보았는데 평소보다 배가 더 부른 상황이며, 둥지안에서 한 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고 알을 뿜고 있는 것 같다"고. 또한 "둥지안의 자세도 한동안 움직임없이 있다가 다른 방향에서 똑 같은 자세로 자리를 잡는 모습은 아마 새끼를 부하하기 위해 적절한 온도를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처음 한쌍의 제비가 왔을때 "먼저 집부터 장만한 후 새끼를 갖는다"고 한다. "보통 1년에 1회 새끼를 갖는데, 경우에 따라 2회 새끼를 갖을때도 있다"고 그러나 "2회째 새끼들은 생존율이 높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5개의 알을 낳는데, 날씨와 먹이 등의 생존 여건이 열악할 경우 약한 새끼 1~2마리는 둥지밖으로 밀어낸다"고 한다. 소위 "약육강식의 처절한 삶의 현장"이 된다고...
아저씨는 "작년에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들이 불쌍해 둥지 안으로 밀어넣으면 어미가 새끼들을 다시 밀어내기를 수차례 되풀이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새끼들이 만약에 떨어져나오면 다시는 올려놓지 않을거"라고 한다.

아저씨는 이곳에서 7년동안 매년 제비식구들을 만났다고... 매년 이맘때면 제비가 언제올지 기다려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로는 내년에 만나기 힘들것 같다고 아쉬운 한숨만 내쉰다.

아까 찍지 못한 액맥이를 다시 카메라에 담을려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한체.... 발 걸음을 옮긴다.

2009년 5월 8일 금요일

공간 너머 첫번째 이야기

5월 6일 깨비지역아동센터에 "도시"에 대한 학습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4월 "공간 너머"의 공식 출범이후 실질적인 첫 모임이기에 모든 것이 낯설다. 아직 모임의 형식을 갖추지 못했기에....

모임에는 필자를 비롯하여 최민, 윤평호, 정우철, 정대현 선생님이 참석하였으며, 다른 분들은 개인 일정상 참여하지 못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하나하나를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날도 필자의 어눌한 말투로 지난번 모임까지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처음 오신 분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였다.
이어, 조그마한 케익에 촛불을 모두 함께 끄며 성공적인 모임을 자축하기도 하는 센스를 보였으며, 테이블위는 풍성한 간식으로 장식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 내용을 언급하면

도서명 : The History of the City(세계도시사)
지은이 : Leonardo Benevolo. 역저 : 윤재희, 지연순, 전진희
출판사 : 세진사

참가자 모두 이 책의 번역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문맥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림과 사진을 제대로 읽을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 도서를 추천하였기에 다른 분들에게 미안함이 든다.

1.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출발한 격자형태의 도시개발은 중세를 거쳐 오늘날의 현대 모습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격자형태의 도시체계는 과연 도시의 관리 및 기능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얼마나 제고시켰는까? 의문이 생기며, 향후에도 이러한 격자 형태의 도시개발은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

2. 네로는 화재를 통하여 본인이 추구하는 도시를 설계하였고, 파시즘이 득세했던 시기에도 도시의 형태가 달라졌다. 과연 오늘날은? 우리의 현실속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은 이미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시민의 임파워먼트가 보다 확고하다면, 특정 통치자 혹은 계층에 의하여 도시의 모습이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을 변경하였다고 언론보도를 했다. 즉 기존의 경부축에서 서남부와 북동부축으로 변경함으로서 해당 도시들은 기존의 도시장기발전계획을 재수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서양의 도시 발달사를 되풀이 하는 시점이 아이러니하다.

3. 로마는 공중 목욕탕의 건립과 사치 등으로 멸망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과연 공중 목욕탕이 로마 멸망의 어느정도 역할을 담당하였을까? 고민이 든다. 이 책에서는 로마의 도시 골목길이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였다고 한다. 상수도 시설이 발달하였지만 도시 전체가 비위생적인 상황이었다면 도시의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중 목욕탕을 만들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공중 목욕탕이 시민과 도시의 하층민까지 위생의 청결을 담당하지 않았을까 한다.

4. 로마가 오랜 시기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계급의 폐쇄적인 구조가 아닌 개방구조로, 시민 혹은 하층민을 포함한 누구나 능력에 따라 부와 권력 혹은 상층계급으로 올라갈 수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5. 도시의 근본적인 성장과 발달은 잉여 생산물로 인해 파생되었음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6. 인류발달사에 있어 지리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과거 인간은 기술문명 발달로 인해 환경을 지배할 수 있다고 자만하였으나 오늘날은 환경의 역습 혹은 재앙이 다가왔다고 한다.
로마와 비교하여 그리스의 도시는 지형지물을 적절히 활용 즉 경관을 고려한 측면이 큰고 반면 로마는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환경적인 요인을 극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7. 건축만을 볼 결우 동서양의 기술과 양식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기본 구조는 매우 유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8. 화덕과 공공시설물의 위치와 배치에 따라 도시의 구조 형태가 달라지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특히 그리스와 로마의 광장과 포럼의 위치와 구조

9.로마는 국가간의 경계를 매우 중요시하였는데 이는 과거의 제국주의 시대의 경계. 또는 오늘날 미국과 일본 등이 추구하고 잇는 MD미사일 방위체계의 단면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10. 도시 발달에 있어 과연 적절한 도시 인구규모는? 학자에 따라 상이한 이론으로 통상적으로 약 1~3만명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의 1개 행정동 인구수와 유사한 규모인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적절한 형태인가? 최근 행정구역개편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적절한 행정계획 개편의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더불어 로마의 경우 도시가 지나치게 확장될 경우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하였는데,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는 어떻게 다른지 고민해 본다. 우리의 신도시 건설은 과거 100만호 건설이라는 캐치플레이즈하에서 관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도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시점에서...

11. 로마 역시 재산의 사유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공권력 개입을 통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오늘날의 문제점들이 과거에서도 발견됨을 알 수 있다.


필자에게 주어진 과제
1. 아치(홍예)와 돔의 발달시기에 대한 논의? 필자가 알기로는 홍예기술은 그리스와 로마시절에도 존재하였으나 돔 구조는 르네상스시대에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처음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임

2. 그리스나 로마의 건축물에서 흔히 보는 장식물과 장식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조사와 공부를 진행할 예정

참가자 모두 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과 의문점. 생각들을 논의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넘어 담론은 이것으로 마치고, 당초 의도했던 뒷풀이를 위해 장소를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참석자 모두 의무 참여이며 터미널 부근에서 닭갈비와 쐬주로 가벼움을 날리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이날 처음으로 참석한 우철 선생님께서 한 턱을 내셨답니다. 샘~너무 너무 잘 먹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6월 3일(수) 깨비지역아동센터에서 4~6장을 읽고 논의하는 것으로 결의하였답니다.
자.. 다음 모임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