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5일 월요일

"공간 너머" 세번째 이야기

6월 3일 늦은 오후 7시. <공간 너머> 세번째 모임을 깨비에서 진행하였다.
모임에는 윤평호, 최민, 정우철, 김성현, 필자가 모였으며, 다른 사람들은 일정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다음으로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처음 참여한 성현씨 때문에 이번에도 필자가 모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지난번 논의 내용에 대하여 언급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도서는 지난번 교재와 동일하며,

도서명 : 세계도시사
지은이 : Leonardo Benevolo
역 저 : 윤재희, 지연순, 전진희
출판사 : 세진사

* 지난번 논의의 의문점?
1. 아치와 돔?
아치는 그리스시대부터 발생하였으며 로마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돔 건축 양식이 도입되었으나 중력과 물리력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함.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소재의 건축재료로 돔이 완성됨
피렌체의 Santa Maria del Fiore 대성당은 Brunelleschi에 의해 15세기 초부터 1430년에 완성됨

2. 로마 건물축의 화려한 장식은?의 장식성?
로마 건축물을 살펴보면 기둥에 화려한 장식과 벽화 혹은 개선문 등을 세웠는데 이는 정치적 이용 목적이 주를 이룸
반면 이슬람의 경우 기하학적인 형태나 문자 등의 추상적인 장식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종교가 초상(肖像)의 표현을 금하고 회화나 조각 등의 구상 예술이 발달하지 않음


* 논의 내용을 정리하면

1. 도시와 환경과의 관계
근대화이후 베네치아의 산업 진흥책은 환경의 균형에 영향을 미쳤다. 즉 지나친 산업진흥책은 환경오염을 야기하였으며 이는 도심의 인구를 감소시켜 도시의 쇠퇴를 야기시켰다. 최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이 도시를 구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2MB정권의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역시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 도시의 영속성
유럽의 도시인 "Bruges"의 경우 '시 세입의 일부로 도시성벽의 건설, 도로의 포장, 수도사업 등의 공공건설비로 지출하였으며 개인의 건축활동은 일련의 법령하에서 규제를 받음. 개인의 건축활동은 벽돌지붕만 허가되며 비용의 일부를 시에서 지원받음. 도로확장을 위해 훼손된 주택 소유자는 보상금을 지급받으나, 자기 멋대로 자신의 집을 파괴할 수 없으며, 파괴시 4개월 이내에 강제적으로 제건해야 함.
이는 도시의 영속성을 위하여 시민과 도시국가의 합의와 공유 그리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물리적, 강제적인 제재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이슬람과 유럽의 도시
저자는 이슬람과 유럽의 도시를 비교하면서 유럽의 도시에 대한 우수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러한가?
이슬람의 대표적인 도시인 이스탄불과 바그다드는 100만명 이상의 거대 도시로 이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었기에 가능하며, 유럽의 도시는 질병 등으로 인해 수~십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이룸.
물론 모든 도시는 구조적 혹은 내외재적 문제점을 수반할 수 밖에 없지만...


4. 도시계획의 참여? 전문가 혹은 사회구성원
피렌체를 비롯한 도시국가와 중세의 도시들은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한 도시계획을 반영. 즉 전문가와 시민 등의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함.
특히 피렌체의 경우 깜비오라는 훌륭한 도시기획 전문가의 탄생과, 시와 지구의 행정관, 종교단체나 동업자조합, 도시의 모든 집단이나 사회계급을 대표하는 단체 등의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여 도시계획을 세운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어떠한가? 우리는 도시기본계획을 중장기 계획단 연동별 계획을 수립하지만, 도시계획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아닌 소수의 전문가와 행정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과연 누구를 위한 도시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5. 권력의 이중구조와 건물의 배치
시대 및 상황에 따라 도시의 탄생과 번영 그리고 쇠퇴하지만 유럽의 도시들을 살펴보면 가톨릭의 대성당과 종무청 등의 종교적 중심지와 행정적 중심지 그리고 종교개혁과 상업 발달에 따른 새로운 도심의 탄생과 확장 등 도시의 권력구조에 따라 건물의 배치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 도시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6. 광장의 개념과 사용
광장은 소통과 나눔의 통로로 공동의 공간이지만, 때론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공간이다.
나치의 Nuremberg 5월 광장 집회 그리고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명박산성과 차벽.
과거의 역사가 오늘날 되풀이되고 있는 서울과장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다음 모임은 7월 1일(수) 늦은오후 7시에 깨비에서 진행하며, 범위는 7장 르네상스의 예술부터 10장 유럽 바로크의 도시까지 진행하기로 하였다.

참고도서 : 손세관의 <피렌체, 시민정신이 세운 르네상스의 성채>, <베네치아, 동서가 공존하는 바다의 도시>

더불어 네이버에 윤기자님이 정성을 다하여 만든 블로그 "도시+공간너머(http://blog.naver.com/we_city)"가 개설되었기에 모임 회원들의 적극적인 블로그 게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2009년 6월 14일 일요일

죽음과 삶 그리고 희망을 품다

제비에 대하여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하던 중 지난 6월 5일에는 본회 후원 음악회로 인하여 자세한 관찰을 하지 못한 체 시간에 쫓겨 사무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두 둥지의 제비를 필자는 각각 3마리로 확인했으나, 인근 식당 주인에 의하면 "원래 양쪽 모두 5마리였으나, 현재 둥지 하나는 세마리만 남았고, 다른 둥지는 5마리가 부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그곳에 가서 제비 둥지를 살펴보았는데... 예전의 두 둥지는 모두 폐허가 된 상태로 변해 있었다. 둥지 하나는 반파되어 있었으며, 다른 둥지는 허물어진 둥지에 새롭게 제비집을 짓고 있었다.

인근 식당주인 역시 필자를 알아보며 반가운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필자의 아쉬움을 눈치채셨는지 식당 주인도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너무 늦게 왔다"고 한다.

식당 주인에 의하면 "반파된 둥지의 세마리 제비는 완전히 성숙되어 둥지를 떠나 매일 저녁 이곳 전깃줄에서 저녁을 보낸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조금은 파손되어 있기에 그것에 대하여 여쭤보니 식당 주인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나, 부실공사로 인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새끼들이 어느정도 성숙해서 둥지를 떠나 보낸 제비 내외는 바로 옆에 새로운 둥지에 두번째 알을 낳아 품고 있어 조만간 새끼들이 부화될 것이라고 인근 식당주인은 필자에게 알려준다. 이번에는 좀더 자주 찾아와 새끼들의 변화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어린 새끼들과 이미 성숙한 제비가 된 제비들의 생생한 모습을 말이다.

다른 둥지는 단지내 인근 아이들이 둥지를 허물어서 새롭게 집을 짓고 있었다. 둥지는 어느덧 반정도 완성된 상태이나 다른 둥지에 비하여 두텁고 튼튼하게 짓는 데 이는 지난날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인 것 같다. 한 쌍의 제비내외는 실새없이 흙과 풀잎 등을 부리에 물어와 튼실하게 둥지를 짓고 있었다. 조만간에 튼튼한 둥지가 완성되면 다시 새끼 제비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알을 낳아 부화시킬 것이다.
식당주인에 의하면 "인근 학생들이 제비둥지를 부순 후 새끼제비 4마리를 가지고 갔다가 한 마리를 훼손된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이를 본 식당주인은 "어린 제비가 불쌍해 반파된 둥지에 올려놓았으나, 이 반파된 둥지에서 출가한 제비들이 이 불쌍한 새끼제비를 괴롭히고 쪼아 다시 훼손된 제비집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새끼제비를 돌볼려고 가보니 이미 새끼제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마 고양이나 혹은 다른 천적이 새끼 제비를 죽이거나 먹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가지고 간 제비는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약 3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생명의 신비와 절망, 그리고 희망을 엿 볼 수 있었으며, 제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