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0일 목요일

자전거로 충남을 일주하다(3)

자전거 여행도 이제 막바지이다. 아니 오늘 일정으로 끝.
인근 동백정에 들려 동백나무숲을 산보로 돌은 후 마량포구에 들려 포구 어시장을 둘러 본 후 다시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대천으로 고고씽

해안선을 따라 심어져 있는 소나무 숲도 이제는 지겹기 시작.
어제는 짧짤한 갯내음이 코를 자극. 기분 좋은 냄새였지만,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자 땀은 비오듯 내리기 시작하고 . 몸은 서서히 지처간다.

인근 춘장대해수욕장을 거쳐 부사방조제 진입하여 저멀리 해안선을 따라 갈 수 있는 도로가 있는 듯하다. 인근 주민에게 해안선을 따라 무창포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물으니, 여기는 없고, 도로를 따라 조금더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좌회전을 받아 해안선을 따라 가면 된다고 한다.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아쉬움을 뒤로 한채 페달을 밟는다.

드디어 무창포 해수욕장에 도착.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대천으로 출발할 예정.
이곳은 바지락이 유명해 점심은 바지락 칼국수로 결정
그러나 우리가 선택한 식당의 칼국수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미흡하다. 아니 어제 저녁에 너무나 진수성찬으로 먹어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천해수욕장을 향해 출발
약 한시간반정도 달린 후 드디어 해수욕장에 도착.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지만, 바닷물은 비로 인해 많은 부유물로 넘쳐난다.
조카녀석은 더러운 바닷물에 실망했는지 물놀이를 포기한다.
해안가 옆 그늘을 찾아 자전거를 끌고 이리저리 헤매이다가 적절한 장소를 선택. 여장을 풀기로 결정
그동안 힘들게 배낭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버너와 쿠펠을 꺼낸다.
버너와 쿠펠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나 허무해질 것 같아 간식으로 라면을 삶아 먹기로 결정
그늘에 누워 낮잠을 청한 후 5시쯤에 일어나 간식으로 라면을 삶아 먹는다


해수욕장을 둘러 본 후 다시 해안선을 따라 만든 산책로를 따라 대천항을 향해 출발
조카와 어시장을 둘러보는데, 일명 삐끼?에 의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조카는 이런 삐끼때문에 시장이 싫다고....
대충 어시장을 둘러 본 후 해안선을 따라 시내로 진입. 생각보다 역으로 가는데 시간이 적게 소요되어 열차 예매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 표를 변경하는데 자전거를 열차에 실을 수 있느냐의 질문에 매표원은 자전거를 싫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답을 한다.
자전거 여행의 종착점은 대천이지만,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천안이기에
필자는 주말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열차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매표 승무원은 아직 장항선은 도입되어 있지 않다고....
대신 조심스럽게 자전거가 부피가 크니 앞바퀴 분해를 전제로 탑승이 가능하다고...
담당자에게 자전거 탑승 여부를 확인하겠다면서 여운을 남긴다.

매표 승무원의 동의를 얻어 물론 앞바퀴 분해 후 탑승이라는 전제로 자전거를 끌고 역에 진입. 아직도 마지막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열차에 탑승 후 승객들의 안전을 조심해야 하며, 승무원의 지시도 무시할 수 없기에
필자와 조카는 열차카페 한 곳에 자전거를 놓을 심산. 열차에 탑승 까페에 힘들게 자전거를 가지고 가니, 까페에 계신 승무원이 자전거를 이 곳에 놓으면 안된다고 하여 객차와 객차 사이에 놓기 위해 발버둥.
다행히 승객들이 많지 않고 우리에게 우호적이다. 운이 좋다.

정부의 자전거 정책을 보면... 한심하다.
4대강을 비롯해 자전거로 국토 종주하라고 제안하면서,
막상 종주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는 전무한 실정
부피가 큰 자전거를 이동할 수단(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열차 혹은 버스 확보)과 자전거를 타면서 쉴 인프라가 전혀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토의 일부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났으니, 자전거를 이용하라고...

어떤이는 말한다. 도심은 자동차로, 국토 종주 혹 여행은 자전거로 이동하라고 이것이 현 정부의 자전거 정책이라고....

필자의 게으름으로 충남 일주를 하는데 횟수로 3년이 걸렸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여름휴가기간에만 이용했기 때문에 3년이 걸렸으며, 일주 기간은 약 10일이 걸린 셈이다.
2010년 여름 휴가를 첫 출발점으로 2박3일동안 혼자 천안에서 아산만을 거쳐 서해안을 따라 당진, 태안 그리고 서산, 보령까지 돌았으며, 작년에는 이번에도 함께 한 대학생 조카와 중고생 2명과 함께 2박3일동안 아산만을 거쳐, 당진, 서산, 태안, 안면도. 안면도에서 배를 타고 대천항, 대천역 코스로 해안선을 따라 일부 구간을 돌았다.

그리고 올해는 조카와 둘이 병천천을 따라 옥천, 청주의 미호천, 조치원, 세종시, 대전(유성), 공주, 부여, 강경, 익산, 군산까지 금강을 따라 내려갔으며, 다시 금강 하구둑을 지나 장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마량포구, 무창포, 대천항까지 갔기 때문에 약 3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내년 여름 휴가의 자전거 코스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내연 휴가가 기대된다.
그리고 틈틈히 장비를 보강해 전국일주를 진행해야겠다. 휴가기간만 자전거를 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므로....

금강의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다(2)

조카의 자취방에서 늦잠을 잔 후, 자전거 여행의 의지를 담고 비속을 뚫고 출발
전날 비를 많이 맞은 자전거를 인근 자전거포에 가서 간단히 수리? 기어부분에 기름칠을 하고 바퀴에 바람을 넣고 다시 고고씽

대전 현충원을 지나 공주 금강을 점심때까지 도착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출발
전날 무리했던지, 왼쪽 무릎에 통증이 온다. 언덕길은 자전거를 끌면서

공주 공산성앞 입구에서 점심으로 쌈밥?을 먹고, 다시 재충전 후 공주보에 도착한 후 조카녀석은 부리나게 인증센터로 고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인증센터에서 도장만을 찍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학생증과 약간의 현금을 분실하였다고 한다. 백제보에서 그 사실을 알아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분증과 현금은 이미 사리진지 오래라는 연락을 나중에 받았다.
내가 좀더 신경을 써줬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공주에서 부여 구간의 백제큰길은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길로 익숙한 코스이지만, 하천변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불어난 강물에 의거 자주 끊어진다. 특히 소하천과 합류하는 지점의 자전거 도로는 어김없이 물에 잠겨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청소와 자전거 도로 재정비에 여념이 없을 것 같다.
자전거 도로를 유지보수하는데 사용되는 일자리와 그리고 보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고용창출이 이루어지니 이것들 역시 하나의 일자리 창출일까?
금강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자괴감이 든다.
정책의 우선 순위란 무엇일까? 사회적 합의란 무엇일까?

백제보에 들려 부여 이남의 자전거 도로 상황에 대하여 여쭤보니,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한다. 당초 부여 이남 코스는 인터넷의 지도에 나와 있지 않아 금강을 따라 가는 국도 코스로 갈 예정이었지만, 자전거 도로 상황이 좋다고 하니 곧바로 수정. 시내를 관통하여 과일상가에서 자두와 포도를 구입하여 간단히 요기.
상가 옆 주차장 한 곳에 털퍼덕 앉자, 인근 화장실에 가서 씻은 후 냠냠~~ 퇘퇘....

강둑을 따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논산의 강경을 향해 고고씽
생각보다 지루한 여정이다. 여행내내 강을 끼고 산과 들이 보이고, 자동차의 경적 소리
자전거 여행은 자신과의 싸움. 만약 혼자갔더라면, 힘들면 쉬고, 지금보다 더 더디게 진행될텐데, 나 혼자가 아닌 둘이니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니 힘이 덜 드는 것 같다.
물론 주로 필자의 의지대로 진행되고, 일방적으로 말을 걸었을 뿐이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번정도는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사례가 되니 기분이 좋다.
다른 녀석들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텐데...내년에도 또 안해 봐야겠다.

저녁 8시쯤에 강경에 도착
지나가는 학생에게 찜질방 위치를 확인 한 후 저녁 해결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배회
당초 강경은 젓갈이 유명하기에 젓갈백반을 먹으러 수소문 중 괜찮은 백반집을 추천받아 콜!
당초 예상했던 젓갈은 없었지만, 텃밭에서 금방 뜯더온 야채와 두부로 만든 된장찌개가 일품. 거기에 한상 가득한 푸성가리
점점 전라도와 가까울수록 반찬 가짓수가 풍성해지고, 젓갈류가 많아진다.
약간 짠 듯하지만, 그래도 밥 한공기는 소리 소문없이 뚝딱!
저녁식사 후 이제는 찜질방 위치 확인 후 조카녀석과 함께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간단히 맥주 한잔~

빨래 금지 문고가 적혀 있는 찜질방 목욕탕에서 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빨래를 한다. 한편으론 널어 놓을 공간 확보도 고민하면서....
밤늦게 2명의 자전거 여행객도 합류. 내일은 금강 종주후 영산강을 종주하기 위해 담양으로 간다고 한다.

평소보다 일찍 기상
당초 목표로 했던 강경 근대문화유적을 조카와 보기 위해 강경상업정보고(옛강경상고교의 교장 사택)으로 출발.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 남일당 한약방, 한옥형태로 지어진 강경북옥교회, 옥녀봉 아래의 침례교회, 천주교 성당, 옥녀봉에서 금강을 보고 난 후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과 구 강경 노동조합건물
그리고 강경포구
마지막으로 죽림서원을 향해 출발. 그러나 이게 왠일? 길이 계속 헷갈린다.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작년에 필자가 와 봤던 기억이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든다.
한시간정도 헤맨 후 결국 죽림서원에 도착.



근대문화유적을 살려 멋진 해설과 관광 그리고 문화가 깃들어져 있는 강경으로 도시재생을 이루면 어떨까? 예를 들면 근대문화유적을 리모델링하여 자전거 혹은 여행객들의 숙박장소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지금처럼 스처지나가는 강경이 아닌, 숙박과 문화를 활용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서원을 둘러 본 후 강둑을 따라 내려갈 찰나
서원을 가기 위해 헤매다가 잠시 뵌 어르신이 군산까지 가면 같이 동행하자고 하신다.
필자 역시 흔쾌히 어르신 옆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검은콩막걸리 한 잔도~~~ 덥으로.
뒤따라 오던 조카가 보이지 않아 계속 서성이니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으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조카녀석이 보인다.
조카녀석도 00공원에 앉자, 어르신께서 주시는 막걸리를 과자로 안주 삼아. 쿨꺽

어르신은 현재 65세이시며, 자전거로 매일 70여km를 타신다고... 그래서 군산에서 강경, 신안, 새만금, 대천 등등 동우회 회원들과 자주 라이딩을 즐기신다고...
그래서 그런지 다리 근육이 장난이 아니다. 소위 말벅지~~~
그리고 옷을 입은 부분과 입지 않은 부분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익산성당포구로 출발
어르신께서는 우리를 배려해 천천히 달리는 것 같지만,
초보인 우리들은 어르신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페달을 열심히 밟는데, 소위 속된말로 똥줄?이 탄다.


어르신에 의하면 이 금강 자전거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일일 100명도 채 안된다고...
군산시와 가까울 수록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다른 곳은 한산하다고...
비록 자전거가 좋구 자전거 도로를 애용하는 사람으로 자전거 도로가 금강에 생겨 편하지만, 4대강 사업은 실패작이라고...
성당포구 인근의 둔치는 과거 벼농사를 짓던 곳인데, 보상금을 지불하고 지금은 익산시에서 명품 갈대와 억새를 기르는 농장으로 바뀌었는데..... 아쉽다고.
더불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태공원으로 만들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고 방치되는 공원을 보며, 공원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 과연 필요한 사업이었는지 의아심이 든다고....

웅포대교 밑에서 잠깐 휴식
어르신에 의하면 이 곳 다리 밑 쉼터 역시 당초에는 마을 주민들의 쉼터였지만, 어느새 자전거 이용객들이 쉬는 장소로 전이되었다고..
오늘도 우리 일행과 앞서 자리를 잡은 중년의 노부부
국토종주를 완주하고 지금은 4대강 종주중이라고... 아내분은 쌩쌩하신 반면, 남편분은 피곤하신지 곤히 주무신다. 비박을 하면서 주말에 틈틈히 다니신다고...

노부부가 재미있게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
나도 자전거를 좋아하는 분과 함께.. 내일을 기약하며. 물론 장비도 보강하고...

웅포포구에 도착
길안내겸 지역의 상황들도 흔쾌히 설명해 주신 어르신은 일정때문에 우리에게 식당까지 안내해 주시는 등 끝까지 친절을 배풀고 바람처럼 사라지신다.
여행지에서 이처럼 좋은 분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행복한 자전거 여행이다.

맛난 백반으로 점심을 먹은 후 웅포포구의 정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물론 이곳은 주민분들이 먼저 차지한 곳의 한 켠에 앉아서 휴식

다시 강둑을 따라 출발~
그동안 필자가 길잡이를 했는데, 체력이 조카보다 열악하다보니 이제는 조카가 길잡이를 한다.
어르신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술기운?에 달린 것 같지만, 지금 내기 남은 악과 깡이다.
그리고 힘들면 쉬거나, 자전거를 끌면서....

드디어 금강하구둑
금강 자전거 인증센터에서 30분정도 단잠을 취하면서 체력 보충 완료. 길잡이는 필자가....
하구둑을 지나 서천 철새관측소에 와서 다시 한번 인증도장을 찍은 조카~ 흐믓해하는 모습이 너무나 천진난만하다.

서천관광안내 지도를 얻은 후 장항항을 향해 출발.
몸은 어르신과 달리던 그 때의 감각을 되살려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저 멀리 제련소가 보인다. 국민학교 시설 사회 교과서의 표지를 장식하던 장항 제련소 굴뚝

오늘 목적지는 마량포구 혹은 홍원항. 좀더 갈 수 있으면 춘장대 해수욕장
완만한 617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 장구삼거리에서 해안도로로 합류.
해안선의 소나무숲을 따라 가는데,  저기만 도착하면 목적지가 보일 것만 같은데. 고지를 넘어도 저 멀리 보일듯말듯.
소나무숲 사이로 노을이 조만간 질 것 같아 저 고개만 넘으면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앉아 영화 속은 사진속에서 보던 멋진 일몰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젓먹던 힘까지 짜내며 고개를 넘었지만.... 이렇게 2~3회를 하다 보니 저질체력이 바닥나 노을도 이제는 포기

드디어 홍원항에 도착
항 근처의 파출소에 들려 잠자리와 식당 추천을 받은 후 먼저 숙소(파출소 소개를 왔는데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드리니 주인 아주머니도 거금 1만원을 깎아 주셨답니다)에 짐을 푼 후 고생한 조카에게 멋진 저녁 선물로 회와 알콜을...
파출소에서 알려준 가격보다 조금은 비쌌지만, 그래도 회의 신선도와 푸짐함이 일품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힘들지만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따라와 준 조카녀석에게 조금은 보상을 해주고 싶었는데.... 알콜과 회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네요.

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잔차로 충남의 동남부를 가다(1)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여행기간중 일기 예보에 의하면 비가 온다고 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주윗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마침내 같이 가기로 했던 조카의 친구 녀석은 불참한다고 연락이 왔다.
당초에는 자전거 트래일러와 텐트를 가지고 갈려고 했지만, 조카녀석과 단 둘이라면 오히려 더 힘이 들 것 같아 트래일러와 텐트는 포기하고 가벼운 옷가지와 약간의 밑반찬, 쿠펠과 버너를 챙기고 출발
다행히 아직 비가 오진 않는다. 다만 구름이 많을 뿐 그러나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나 좋은 날씨

삼거리 공원을 지나 목천으로 가는 21번 구길
예전에는 보도로 되어 있는데, 자전거보행자 도로로 일부 구간이 바뀌었다. 아마 전국자전거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데, 도로 포장이 바뀐 것 같다. 좀더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지점임을 되세기며.....

출발하면서 조카와 이번 여행은 즐기는 여행을 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작년에는 자전거를 타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지역의 문화들을 즐기면서 맛 난 음식도 먹고 재미있게 여행을 하자고...

점심은 병천 순대국을...
조카와 시내권에서는 먹어 봤지만, 병천에서는 처음이다.
순대국을 유난히 좋아하는 조카녀석
맛이 있다고~~~ 먹는데 너무 열중이다. ㅎㅎㅎ 잘 온 것 같다. 이렇게 좋아하니 자주 와서 사 먹였어야 했는데....

옛 면사무소터에 앉아, 점심 후 가벼운 커피한잔!
이곳은 태권도 도장으로 바뀌었다.
태권도 차량을 운전하시는 분은, 과거의 흔적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다고 하신다. 천안시 혹은 읍사무소에서 근대문화 유적들을 보존해야 하는데, 개발이라는 논리 아니 자본의 논리에 의거 추억이 남긴 옛 건물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도록 방치한다고....

조카와 자전거로 읍내 지역을 둘러 본 후 다시 병천천을 따라 출발
조카 녀석은 작년과 비교하면 초반이지만, 훨씬 수월한 코스라고 한다. 작년에는 조카녀석이 자전거에 트래일러를 끓었기에 무지 많은 고생을 했었는데... 다행이다.

병천천을 따라 오창으로 내려가는 길. 저 멀리 청원휴게소가 보일 쯤 비가 서서히 내린다. 고민이다 많은 비가 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당초 비가 와도 무조건 Go라고 했는데, 마음 한편에선 내가 왜 그래야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기에서 멈출 수 없으니, 마음을 다 잡고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덩달아 조카녀석도....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쳐 오히려 자전거 타기에 훨씬 더 좋다. 상쾌한 바람도 함께 분다.

청원군을 지나 청주시내에 진입
청주역을 지나, 미호천을 따라 병천천과 합류하는 강내면에 도착하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을 가득. 비가 언제 올까 조마조마하는 사이, 순식간에 장대비가 쏟아진다.

시야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비가 많이 오기에 이 곳에서 일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버스 정류장에 잠깐 멈춰 근처의 찜질방을 검색해본다. 하지만, 핸드폰도 말썽. 아마 장대비가 올때 습기가 찼는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전원을 끄고 재부팅을 하니 제대로 검색이 된다. 가까운 찜질방은 연기군터미널 근처에 있어 조카녀석에게 그곳에서 머무르자고 하니 흔쾌히 승낙한다.

숙박할 곳을 찾아 다시 힘차게 출발~
장대비에 온 몸이 젖으니, 갑자기 그대로 당초의 목적한 바대로 세종시 혹은 공주까지 가서 거기에서 자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의견을 물으니 조카 녀석은 이번에도 좋다고 한다.

그렇게 숙박장소를 바꾸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러나 이곳 연기군까지 가는 36번 국도가 장난이 아니다. 오송읍은 침수로 온통 물난리이다. 자전거 앞 기어까지 물이 차오르니, 이건 보통 힘든게 아니다. 자전거를 지나치는 자동차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씽씽~~~

당초 맛난 것도 먹고, 재미있게 여행을 즐기자는 모토에,
비 오는 와중에도 조카녀석에게 연기의 특산물인 복숭아를 사주고 싶어
복숭아를 파는 농장앞에 서서
주인에게 소량으로 판매를 요청하니, 가는 코스에 있는 었는데
인정 많은 주인을 만나 복숭아를 공짜로 먹게 되었죠.
주인아저씨는 천안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셨다며, 천안에 대해 잘 아신다고...
그러면서 여행 도중에 먹을 수 있도록 한웅큼의 복숭아도 덤으로 주셨답니다.
아니, 돈을 드리겠다고 해도 받지 않으셔서...
이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주인 아저씨에게 너무나 죄송스럽다. 아니 처음부터 일정액만큼 구입했더라면.....

691번 지방도를 따라 연동까지 내려간 후 96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한다. 드디어 금강이다. 행정중심도시로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도시.
그러나 빗줄기는 오히려 더욱 더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시간도 어둑어둑해지고, 이제는 숙박할 곳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조카녀석은 유행하는 4대강 종주 인증 도장을 받고 싶다고... 그래서 세종보에 들려 인증도장을 받자고 한다.
필자도 조카의 사기증진과 4대강 종주 인증 프로그램을 살펴보기 위해 콜~

세종보에 도착, 일과 시간이 종료된 이후지만,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시는 직원을 만나 운이 좋게 4대강 종주 도장을 받을 수 있는 여권 형태의 책자를 구입. 그리고 도장도 꾸욱!
조카녀석의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제는 숙박문제를 해결하는게 급선무.
직원분에게 인근 숙박할 만한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대평리 인근에 숙박할 곳이 있을 듯 하니 그곳에 가서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기에, 장대비가 내리는 빗속을 뚫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모텔 확인을 했지만, 장대비에 3시간 이상을 달렸기에 따뜻한 찜질방을 찾으려 여기저기 수소문중. 부동산에 가서 찜질방을 여쭤보니, 이곳에는 없고, 차로 10여분을 달리면 되는 곳 즉 대전 노은지구가 가까우니 그 곳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공주 초입의 찜질방도 알려주었지만, 공주는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어. 친절히 알려주시는 부동산 주인의 말에 홀려? 다시 대전쪽으로 핸들을 잡고 출발.
그러나, 이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실수.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보통 차로 10여분을 달리다고 해도, 자전거로 1시간이면 충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2시간을 달려도 아파트 단지들은 보이지 않는다.
출발전 핸드폰의 지도 검색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친절하신 부동산 주인말을 너무나 신뢰해서 개?고생이다. 내 판단에 의거 내가 힘든 것은 괜찮지만, 내 때문에 고생하는 조카녀석을 보니 화가 난다. 나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약 3시간정도 달리니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노은지구다.
우선 요기를 해결하고 주인에게 인근 찜질방을 물어보니 여기에도 없고 전철로 2-3정거장을 가야 있다고 해, 조카 녀석은 유성에서 자자고 한다.
전철을 타고 유성으로 고고~~. 조카녀석의 자취방에서 비에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쿨쿨~

학수고대하며 진행한 자전거 여행의 하루 일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