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4일 일요일

죽음과 삶 그리고 희망을 품다

제비에 대하여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하던 중 지난 6월 5일에는 본회 후원 음악회로 인하여 자세한 관찰을 하지 못한 체 시간에 쫓겨 사무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두 둥지의 제비를 필자는 각각 3마리로 확인했으나, 인근 식당 주인에 의하면 "원래 양쪽 모두 5마리였으나, 현재 둥지 하나는 세마리만 남았고, 다른 둥지는 5마리가 부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그곳에 가서 제비 둥지를 살펴보았는데... 예전의 두 둥지는 모두 폐허가 된 상태로 변해 있었다. 둥지 하나는 반파되어 있었으며, 다른 둥지는 허물어진 둥지에 새롭게 제비집을 짓고 있었다.

인근 식당주인 역시 필자를 알아보며 반가운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필자의 아쉬움을 눈치채셨는지 식당 주인도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너무 늦게 왔다"고 한다.

식당 주인에 의하면 "반파된 둥지의 세마리 제비는 완전히 성숙되어 둥지를 떠나 매일 저녁 이곳 전깃줄에서 저녁을 보낸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조금은 파손되어 있기에 그것에 대하여 여쭤보니 식당 주인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나, 부실공사로 인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새끼들이 어느정도 성숙해서 둥지를 떠나 보낸 제비 내외는 바로 옆에 새로운 둥지에 두번째 알을 낳아 품고 있어 조만간 새끼들이 부화될 것이라고 인근 식당주인은 필자에게 알려준다. 이번에는 좀더 자주 찾아와 새끼들의 변화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어린 새끼들과 이미 성숙한 제비가 된 제비들의 생생한 모습을 말이다.

다른 둥지는 단지내 인근 아이들이 둥지를 허물어서 새롭게 집을 짓고 있었다. 둥지는 어느덧 반정도 완성된 상태이나 다른 둥지에 비하여 두텁고 튼튼하게 짓는 데 이는 지난날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인 것 같다. 한 쌍의 제비내외는 실새없이 흙과 풀잎 등을 부리에 물어와 튼실하게 둥지를 짓고 있었다. 조만간에 튼튼한 둥지가 완성되면 다시 새끼 제비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알을 낳아 부화시킬 것이다.
식당주인에 의하면 "인근 학생들이 제비둥지를 부순 후 새끼제비 4마리를 가지고 갔다가 한 마리를 훼손된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이를 본 식당주인은 "어린 제비가 불쌍해 반파된 둥지에 올려놓았으나, 이 반파된 둥지에서 출가한 제비들이 이 불쌍한 새끼제비를 괴롭히고 쪼아 다시 훼손된 제비집 둥지 근처에 갔다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새끼제비를 돌볼려고 가보니 이미 새끼제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마 고양이나 혹은 다른 천적이 새끼 제비를 죽이거나 먹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가지고 간 제비는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약 3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생명의 신비와 절망, 그리고 희망을 엿 볼 수 있었으며, 제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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