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7일 화요일

제비? 돌아오다

4월 4일 오후에 "삼짇날"에 대한 뉴스를 들은 후 혹여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제비가 있었다는 아파트에 애마를 타고 고고씽~~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혹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라고도 한다.

필자도 이 마을에 제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상태라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 체 이곳저곳을 기웃기웃거리다가 한참만에 찾을 수 있었다. 시골집에서 보았던 둥그런 제비집...
조그마한 상가의 처마밑에서 여기저기 다수의 제비집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형태가 완전한 둥지 혹은 반파된 둥지, 완전 파괴되어 흔적만 남은 것도 있었고, 도심속에서 제비집을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기분이 좋았다. 뭔가 특이한 것을 발견한 소년의 맘처럼 가슴이 뭉클..
주변을 둘러봐도 아직 제비의 흔적을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조만간에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설레인다.


2주가 흐른 4월 17일(금)
봉서산 봄꽃 답사를 다녀온 후 다시 혹여하는 생각으로 그 곳에 가보니...
아파트 주변을 낮게, 빠르게 날아다니는 녀석을 보니 혹 제비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왔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처마밑을 올려다보는데, 나의 눈에는 제비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같이 동행했던 분은 제비라고 외친다. 빨리 사진으로 담으라고..
어리둥절해하면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정말 제비가 내 머리 위에 앉아 있다.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촬칵. 좀더 촛점을 맞춰 아니 망원렌즈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체.. 물론 필자의 서툰 카메라 솜씨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심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상가 주인이 조심해서 찍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아직 둥지를 틀지 않아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조심해주길 바란다고 한다. 작년에 한꺼번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후레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 제비들이 많이 놀랬다고....
주인 아저씨에 의하면 제비식구들은 전날인 4월 16일에 이곳에 왔다고 한다. 어제저녁부터 짹짹거리는 소리에 나와보니..제비가 와서 집 짓기 위해 준비를 하더라고....

제비가 다시 이곳에 와서 정착을 하게 되어 기쁘다. 그러나, 작년보다 생태계가 많이 열악해졌는데,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주변의 봉서산 녹지는 줄어들었으며 두정/백석동, 성정동 일원의 농지는 아파트공간과 공원으로 바뀌어 먹을 것을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올 여름을 잘 견디고 내년에도 아니 계속적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6단지 제비의 모습과 둥지 등을 주1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