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잔차로 충남의 동남부를 가다(1)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여행기간중 일기 예보에 의하면 비가 온다고 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주윗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마침내 같이 가기로 했던 조카의 친구 녀석은 불참한다고 연락이 왔다.
당초에는 자전거 트래일러와 텐트를 가지고 갈려고 했지만, 조카녀석과 단 둘이라면 오히려 더 힘이 들 것 같아 트래일러와 텐트는 포기하고 가벼운 옷가지와 약간의 밑반찬, 쿠펠과 버너를 챙기고 출발
다행히 아직 비가 오진 않는다. 다만 구름이 많을 뿐 그러나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나 좋은 날씨

삼거리 공원을 지나 목천으로 가는 21번 구길
예전에는 보도로 되어 있는데, 자전거보행자 도로로 일부 구간이 바뀌었다. 아마 전국자전거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데, 도로 포장이 바뀐 것 같다. 좀더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지점임을 되세기며.....

출발하면서 조카와 이번 여행은 즐기는 여행을 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작년에는 자전거를 타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지역의 문화들을 즐기면서 맛 난 음식도 먹고 재미있게 여행을 하자고...

점심은 병천 순대국을...
조카와 시내권에서는 먹어 봤지만, 병천에서는 처음이다.
순대국을 유난히 좋아하는 조카녀석
맛이 있다고~~~ 먹는데 너무 열중이다. ㅎㅎㅎ 잘 온 것 같다. 이렇게 좋아하니 자주 와서 사 먹였어야 했는데....

옛 면사무소터에 앉아, 점심 후 가벼운 커피한잔!
이곳은 태권도 도장으로 바뀌었다.
태권도 차량을 운전하시는 분은, 과거의 흔적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다고 하신다. 천안시 혹은 읍사무소에서 근대문화 유적들을 보존해야 하는데, 개발이라는 논리 아니 자본의 논리에 의거 추억이 남긴 옛 건물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도록 방치한다고....

조카와 자전거로 읍내 지역을 둘러 본 후 다시 병천천을 따라 출발
조카 녀석은 작년과 비교하면 초반이지만, 훨씬 수월한 코스라고 한다. 작년에는 조카녀석이 자전거에 트래일러를 끓었기에 무지 많은 고생을 했었는데... 다행이다.

병천천을 따라 오창으로 내려가는 길. 저 멀리 청원휴게소가 보일 쯤 비가 서서히 내린다. 고민이다 많은 비가 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당초 비가 와도 무조건 Go라고 했는데, 마음 한편에선 내가 왜 그래야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기에서 멈출 수 없으니, 마음을 다 잡고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덩달아 조카녀석도....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쳐 오히려 자전거 타기에 훨씬 더 좋다. 상쾌한 바람도 함께 분다.

청원군을 지나 청주시내에 진입
청주역을 지나, 미호천을 따라 병천천과 합류하는 강내면에 도착하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을 가득. 비가 언제 올까 조마조마하는 사이, 순식간에 장대비가 쏟아진다.

시야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비가 많이 오기에 이 곳에서 일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버스 정류장에 잠깐 멈춰 근처의 찜질방을 검색해본다. 하지만, 핸드폰도 말썽. 아마 장대비가 올때 습기가 찼는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전원을 끄고 재부팅을 하니 제대로 검색이 된다. 가까운 찜질방은 연기군터미널 근처에 있어 조카녀석에게 그곳에서 머무르자고 하니 흔쾌히 승낙한다.

숙박할 곳을 찾아 다시 힘차게 출발~
장대비에 온 몸이 젖으니, 갑자기 그대로 당초의 목적한 바대로 세종시 혹은 공주까지 가서 거기에서 자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의견을 물으니 조카 녀석은 이번에도 좋다고 한다.

그렇게 숙박장소를 바꾸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러나 이곳 연기군까지 가는 36번 국도가 장난이 아니다. 오송읍은 침수로 온통 물난리이다. 자전거 앞 기어까지 물이 차오르니, 이건 보통 힘든게 아니다. 자전거를 지나치는 자동차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씽씽~~~

당초 맛난 것도 먹고, 재미있게 여행을 즐기자는 모토에,
비 오는 와중에도 조카녀석에게 연기의 특산물인 복숭아를 사주고 싶어
복숭아를 파는 농장앞에 서서
주인에게 소량으로 판매를 요청하니, 가는 코스에 있는 었는데
인정 많은 주인을 만나 복숭아를 공짜로 먹게 되었죠.
주인아저씨는 천안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셨다며, 천안에 대해 잘 아신다고...
그러면서 여행 도중에 먹을 수 있도록 한웅큼의 복숭아도 덤으로 주셨답니다.
아니, 돈을 드리겠다고 해도 받지 않으셔서...
이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주인 아저씨에게 너무나 죄송스럽다. 아니 처음부터 일정액만큼 구입했더라면.....

691번 지방도를 따라 연동까지 내려간 후 96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한다. 드디어 금강이다. 행정중심도시로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도시.
그러나 빗줄기는 오히려 더욱 더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시간도 어둑어둑해지고, 이제는 숙박할 곳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조카녀석은 유행하는 4대강 종주 인증 도장을 받고 싶다고... 그래서 세종보에 들려 인증도장을 받자고 한다.
필자도 조카의 사기증진과 4대강 종주 인증 프로그램을 살펴보기 위해 콜~

세종보에 도착, 일과 시간이 종료된 이후지만,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시는 직원을 만나 운이 좋게 4대강 종주 도장을 받을 수 있는 여권 형태의 책자를 구입. 그리고 도장도 꾸욱!
조카녀석의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제는 숙박문제를 해결하는게 급선무.
직원분에게 인근 숙박할 만한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대평리 인근에 숙박할 곳이 있을 듯 하니 그곳에 가서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기에, 장대비가 내리는 빗속을 뚫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모텔 확인을 했지만, 장대비에 3시간 이상을 달렸기에 따뜻한 찜질방을 찾으려 여기저기 수소문중. 부동산에 가서 찜질방을 여쭤보니, 이곳에는 없고, 차로 10여분을 달리면 되는 곳 즉 대전 노은지구가 가까우니 그 곳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공주 초입의 찜질방도 알려주었지만, 공주는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어. 친절히 알려주시는 부동산 주인의 말에 홀려? 다시 대전쪽으로 핸들을 잡고 출발.
그러나, 이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실수.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보통 차로 10여분을 달리다고 해도, 자전거로 1시간이면 충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2시간을 달려도 아파트 단지들은 보이지 않는다.
출발전 핸드폰의 지도 검색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친절하신 부동산 주인말을 너무나 신뢰해서 개?고생이다. 내 판단에 의거 내가 힘든 것은 괜찮지만, 내 때문에 고생하는 조카녀석을 보니 화가 난다. 나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약 3시간정도 달리니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노은지구다.
우선 요기를 해결하고 주인에게 인근 찜질방을 물어보니 여기에도 없고 전철로 2-3정거장을 가야 있다고 해, 조카 녀석은 유성에서 자자고 한다.
전철을 타고 유성으로 고고~~. 조카녀석의 자취방에서 비에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쿨쿨~

학수고대하며 진행한 자전거 여행의 하루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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