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0일 목요일

금강의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다(2)

조카의 자취방에서 늦잠을 잔 후, 자전거 여행의 의지를 담고 비속을 뚫고 출발
전날 비를 많이 맞은 자전거를 인근 자전거포에 가서 간단히 수리? 기어부분에 기름칠을 하고 바퀴에 바람을 넣고 다시 고고씽

대전 현충원을 지나 공주 금강을 점심때까지 도착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출발
전날 무리했던지, 왼쪽 무릎에 통증이 온다. 언덕길은 자전거를 끌면서

공주 공산성앞 입구에서 점심으로 쌈밥?을 먹고, 다시 재충전 후 공주보에 도착한 후 조카녀석은 부리나게 인증센터로 고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인증센터에서 도장만을 찍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학생증과 약간의 현금을 분실하였다고 한다. 백제보에서 그 사실을 알아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분증과 현금은 이미 사리진지 오래라는 연락을 나중에 받았다.
내가 좀더 신경을 써줬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공주에서 부여 구간의 백제큰길은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길로 익숙한 코스이지만, 하천변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불어난 강물에 의거 자주 끊어진다. 특히 소하천과 합류하는 지점의 자전거 도로는 어김없이 물에 잠겨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청소와 자전거 도로 재정비에 여념이 없을 것 같다.
자전거 도로를 유지보수하는데 사용되는 일자리와 그리고 보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고용창출이 이루어지니 이것들 역시 하나의 일자리 창출일까?
금강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자괴감이 든다.
정책의 우선 순위란 무엇일까? 사회적 합의란 무엇일까?

백제보에 들려 부여 이남의 자전거 도로 상황에 대하여 여쭤보니,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한다. 당초 부여 이남 코스는 인터넷의 지도에 나와 있지 않아 금강을 따라 가는 국도 코스로 갈 예정이었지만, 자전거 도로 상황이 좋다고 하니 곧바로 수정. 시내를 관통하여 과일상가에서 자두와 포도를 구입하여 간단히 요기.
상가 옆 주차장 한 곳에 털퍼덕 앉자, 인근 화장실에 가서 씻은 후 냠냠~~ 퇘퇘....

강둑을 따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논산의 강경을 향해 고고씽
생각보다 지루한 여정이다. 여행내내 강을 끼고 산과 들이 보이고, 자동차의 경적 소리
자전거 여행은 자신과의 싸움. 만약 혼자갔더라면, 힘들면 쉬고, 지금보다 더 더디게 진행될텐데, 나 혼자가 아닌 둘이니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니 힘이 덜 드는 것 같다.
물론 주로 필자의 의지대로 진행되고, 일방적으로 말을 걸었을 뿐이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번정도는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사례가 되니 기분이 좋다.
다른 녀석들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텐데...내년에도 또 안해 봐야겠다.

저녁 8시쯤에 강경에 도착
지나가는 학생에게 찜질방 위치를 확인 한 후 저녁 해결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배회
당초 강경은 젓갈이 유명하기에 젓갈백반을 먹으러 수소문 중 괜찮은 백반집을 추천받아 콜!
당초 예상했던 젓갈은 없었지만, 텃밭에서 금방 뜯더온 야채와 두부로 만든 된장찌개가 일품. 거기에 한상 가득한 푸성가리
점점 전라도와 가까울수록 반찬 가짓수가 풍성해지고, 젓갈류가 많아진다.
약간 짠 듯하지만, 그래도 밥 한공기는 소리 소문없이 뚝딱!
저녁식사 후 이제는 찜질방 위치 확인 후 조카녀석과 함께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간단히 맥주 한잔~

빨래 금지 문고가 적혀 있는 찜질방 목욕탕에서 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빨래를 한다. 한편으론 널어 놓을 공간 확보도 고민하면서....
밤늦게 2명의 자전거 여행객도 합류. 내일은 금강 종주후 영산강을 종주하기 위해 담양으로 간다고 한다.

평소보다 일찍 기상
당초 목표로 했던 강경 근대문화유적을 조카와 보기 위해 강경상업정보고(옛강경상고교의 교장 사택)으로 출발.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 남일당 한약방, 한옥형태로 지어진 강경북옥교회, 옥녀봉 아래의 침례교회, 천주교 성당, 옥녀봉에서 금강을 보고 난 후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과 구 강경 노동조합건물
그리고 강경포구
마지막으로 죽림서원을 향해 출발. 그러나 이게 왠일? 길이 계속 헷갈린다.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작년에 필자가 와 봤던 기억이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든다.
한시간정도 헤맨 후 결국 죽림서원에 도착.



근대문화유적을 살려 멋진 해설과 관광 그리고 문화가 깃들어져 있는 강경으로 도시재생을 이루면 어떨까? 예를 들면 근대문화유적을 리모델링하여 자전거 혹은 여행객들의 숙박장소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지금처럼 스처지나가는 강경이 아닌, 숙박과 문화를 활용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서원을 둘러 본 후 강둑을 따라 내려갈 찰나
서원을 가기 위해 헤매다가 잠시 뵌 어르신이 군산까지 가면 같이 동행하자고 하신다.
필자 역시 흔쾌히 어르신 옆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검은콩막걸리 한 잔도~~~ 덥으로.
뒤따라 오던 조카가 보이지 않아 계속 서성이니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으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조카녀석이 보인다.
조카녀석도 00공원에 앉자, 어르신께서 주시는 막걸리를 과자로 안주 삼아. 쿨꺽

어르신은 현재 65세이시며, 자전거로 매일 70여km를 타신다고... 그래서 군산에서 강경, 신안, 새만금, 대천 등등 동우회 회원들과 자주 라이딩을 즐기신다고...
그래서 그런지 다리 근육이 장난이 아니다. 소위 말벅지~~~
그리고 옷을 입은 부분과 입지 않은 부분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익산성당포구로 출발
어르신께서는 우리를 배려해 천천히 달리는 것 같지만,
초보인 우리들은 어르신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페달을 열심히 밟는데, 소위 속된말로 똥줄?이 탄다.


어르신에 의하면 이 금강 자전거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일일 100명도 채 안된다고...
군산시와 가까울 수록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다른 곳은 한산하다고...
비록 자전거가 좋구 자전거 도로를 애용하는 사람으로 자전거 도로가 금강에 생겨 편하지만, 4대강 사업은 실패작이라고...
성당포구 인근의 둔치는 과거 벼농사를 짓던 곳인데, 보상금을 지불하고 지금은 익산시에서 명품 갈대와 억새를 기르는 농장으로 바뀌었는데..... 아쉽다고.
더불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태공원으로 만들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고 방치되는 공원을 보며, 공원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 과연 필요한 사업이었는지 의아심이 든다고....

웅포대교 밑에서 잠깐 휴식
어르신에 의하면 이 곳 다리 밑 쉼터 역시 당초에는 마을 주민들의 쉼터였지만, 어느새 자전거 이용객들이 쉬는 장소로 전이되었다고..
오늘도 우리 일행과 앞서 자리를 잡은 중년의 노부부
국토종주를 완주하고 지금은 4대강 종주중이라고... 아내분은 쌩쌩하신 반면, 남편분은 피곤하신지 곤히 주무신다. 비박을 하면서 주말에 틈틈히 다니신다고...

노부부가 재미있게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
나도 자전거를 좋아하는 분과 함께.. 내일을 기약하며. 물론 장비도 보강하고...

웅포포구에 도착
길안내겸 지역의 상황들도 흔쾌히 설명해 주신 어르신은 일정때문에 우리에게 식당까지 안내해 주시는 등 끝까지 친절을 배풀고 바람처럼 사라지신다.
여행지에서 이처럼 좋은 분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행복한 자전거 여행이다.

맛난 백반으로 점심을 먹은 후 웅포포구의 정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물론 이곳은 주민분들이 먼저 차지한 곳의 한 켠에 앉아서 휴식

다시 강둑을 따라 출발~
그동안 필자가 길잡이를 했는데, 체력이 조카보다 열악하다보니 이제는 조카가 길잡이를 한다.
어르신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술기운?에 달린 것 같지만, 지금 내기 남은 악과 깡이다.
그리고 힘들면 쉬거나, 자전거를 끌면서....

드디어 금강하구둑
금강 자전거 인증센터에서 30분정도 단잠을 취하면서 체력 보충 완료. 길잡이는 필자가....
하구둑을 지나 서천 철새관측소에 와서 다시 한번 인증도장을 찍은 조카~ 흐믓해하는 모습이 너무나 천진난만하다.

서천관광안내 지도를 얻은 후 장항항을 향해 출발.
몸은 어르신과 달리던 그 때의 감각을 되살려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저 멀리 제련소가 보인다. 국민학교 시설 사회 교과서의 표지를 장식하던 장항 제련소 굴뚝

오늘 목적지는 마량포구 혹은 홍원항. 좀더 갈 수 있으면 춘장대 해수욕장
완만한 617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 장구삼거리에서 해안도로로 합류.
해안선의 소나무숲을 따라 가는데,  저기만 도착하면 목적지가 보일 것만 같은데. 고지를 넘어도 저 멀리 보일듯말듯.
소나무숲 사이로 노을이 조만간 질 것 같아 저 고개만 넘으면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앉아 영화 속은 사진속에서 보던 멋진 일몰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젓먹던 힘까지 짜내며 고개를 넘었지만.... 이렇게 2~3회를 하다 보니 저질체력이 바닥나 노을도 이제는 포기

드디어 홍원항에 도착
항 근처의 파출소에 들려 잠자리와 식당 추천을 받은 후 먼저 숙소(파출소 소개를 왔는데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드리니 주인 아주머니도 거금 1만원을 깎아 주셨답니다)에 짐을 푼 후 고생한 조카에게 멋진 저녁 선물로 회와 알콜을...
파출소에서 알려준 가격보다 조금은 비쌌지만, 그래도 회의 신선도와 푸짐함이 일품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힘들지만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따라와 준 조카녀석에게 조금은 보상을 해주고 싶었는데.... 알콜과 회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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